토탈미술관 ‘베틀·배틀’전…내달 9일까지
실로 천을 만드는 ‘베틀(Loom)’로 패션 ‘배틀(battle)’을 벌인다. 국내외 작가, 연구자, 제작자 집단으로 구성된 10개 팀은 각자의 쟁점과 방법론으로 새로운 오뜨 꾸뛰르를 전개한다.
토탈미술관은 8월 8일부터 9월 9일까지 ‘베틀, 배틀’전을 개최한다. 식민지 노동에서 동시대의 패스트 패션까지. 베틀로 상징되는 직조와 의류 생산의 풍경을 비춘다.
전시에 나온 ‘옷’들은 마냥 보기 편안하진 않다. 국가주도 경공업시기 의류노동부터 오늘날 패션산업에 이르기까지 인권, 계급, 도시화 시장의 문제를 우회적으로 건드리거나, 최근 한국사회에서 폭발적 이슈를 생산하고있는 페미니즘 이슈를 옷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특히 이완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디자이너 소피안과 함께 ‘29.98’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했다. 글로벌 노동의 현실을 ‘메이드인 프로젝트’로 선보여온 작가는 최근 ‘(주)유니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유니콘’은 기업가치 1조원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지칭한다. 일상의 공산품의 제작 라인을 따라가며 동시대 자본주의를 탐색하던 작가는 이젠 거시 경제 차원에서 작동하는 금융 시장과 주식과 같은 지수화된 세계로 넘어갔다. 브랜드명인 ‘29.98’은 한국거래소가 정한 주가 1일 상승제한폭(30%)에 가장 가까운 수치로, 유가증권 투자자들에겐 꿈의 숫자이기도 하다. 작가는 상한가를 뜻하는 화살표를 디자인적으로 정련하고 계열화해 자본주의 내의 가치의 인식에 역으로 의문을 제기한다.
전시에 참가한 가장 어린 참여자는 동일여상 학생들이다. 박소연, 임윤아, 강하림, 심제니, 이서현, 조은경 학생은 신제현작가와 함께한 워크숍에서 ‘동일한 오렌지’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탈 코르셋’운동에 대해 나름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그것을 옷으로 만들어냈다. 완성도나 패션적 미감은 다른 작가들과 분명 차이를 보이지만 여고생인 자신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월경하는 여성의 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시도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전시는 문화예술진흥기금인 시각예술 창작 산실 선정작이다. 기획자인 조주리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위해 2017년에 결성된 ‘자유연구모임: 외부입력’의 연구자들이 총 7권으로 구성된 연구서를 공동 출간, 발표하며 이를 바탕으로 복합 아카이브를 구성한다”며 “작가들의 작업과정을 담은 출판물과 연구서시리즈도 오뜨 꾸뛰르 출판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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