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상) 최대 쟁점은 통상임금이다. 지난해 대법원이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도록 판결한 이후 대기업 사업장에서부터 통상임금 범위 확대 문제로 노사갈등이 속출하고 있다. 제일 심각한 분야는 자동차업계다. 가장 먼저 파업 투쟁론을 제기하더니 결국 현대자동차 노사는 여름 휴가 전에 임단협을 끝내지 못했다. 하투(夏鬪)로 시작된 임단협이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 까지 계속돼 추투(秋鬪)로 이어질 조짐이다.
문제는 임단협이 타결되지 못해 자칫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다. 미국 등 선진국과 중국 등 신흥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돼 실적 악화의 덫에 빠져 있는 우리나라 제조업은 지금보다 더 큰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경제5단체 중 노사 문제에서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국경영인총협회는 웬일인지 조용하다. 아니 너무 느긋하다. 경총 관계자는 “일단 여름휴가에 들어갔으니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성명서를 내든지, 현대차와 관련 논의을 벌이든지 해서 추석 연휴 전에 협상을 마무리짓겠다”고만 했다. 지금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헤쳐 갈 수 있는 대안이 들리지 않았다.
경총이 경제5단체 중 노사 관계 관련 주도권을 다른 단체들에게 뺏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의 허창수ㆍ박용만 회장은 “노사정 대화를 재개해 통상임금 등 각종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주무 단체인 경총은 조용하기만 하다. 지난달 말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냈을 뿐이다.
반년 가까이 계속되는 있는 경총의 ‘리더십 부재’를 짚고 가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월 전임 이희범 회장이 물러난 이후회장 자리는 아직까지 비어 있다. 대다수 기업 오너나 경제인이 고용과 노사를 주로 맡고 있는 경총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지금은 회장 공석 같은 사정으로 차일피일 미루기에는 사안이 시급하다. 지금이라도 경총은 노사 관계의 주도권을 되찾아,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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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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