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197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들은 대부분 초등학교부터 재형저축을 가입했다. 덕분에 1960년 -3.3%을 기록하던 가계저축률은 경제성장기를 거치면서 꾸준히 올라 1990년대 평균 19.25%을 기록했다. 저축을 통해 모은 목돈은 가계의 경제적인 버팀목이 됐고 개인들이 자녀들의 교육이나 주거 마련 등 기본적인 인생 계획을 안정적으로 꾸리는 바탕이 됐다.

요즘 세대들에게 돼지저금통이나 저축통장에 한푼 두푼 모아 목돈을 마련한다는 생각은 다소 생소하고 시대에 뒤처진 얘기가 됐을지도 모른다. 가계저축률은 2000년 8.4%를 기점으로 지난해 평균 5.17%까지 급격하게 하락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가계 금융 상황이 위축되기도 했고 시중금리가 꾸준히 하락하면서 저축의 매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요즘 청년실업률 실태나 소득 대비 물가 상승 추세를 살펴본다면 저축에 대한 기대가 낮을 수 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저축보다는 소비가 미덕이 된 사회경제적 변화 역시 저축률 하락을 부채질 했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수준을 보면 국가나 개인 모두 ‘기대수명 100세 시대’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12.8~25.5%에 불과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아직 도입된지 오래 되지 않은 국민연금의 역사와 짧은 가입기간 때문이라고 밝혔다. 가입기간 40년을 기준으로 가정하면 OECD 평균 소득대체율인 45.7%에 근접한 42.1% 수준이라는 것. 현행 연금지급 개시나이가 65세를 기준으로 하면 25세에는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선진국 수준의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연금 외에 따로 저축을 하지 않는 한, 노후에 쓸 돈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저축은 경제학적인 의미로 보면, 현재의 소비를 미래 시점까지 미루는 것이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제도적 방법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에 따르면 가장 예치 기간이 긴 5년 짜리 적금의 제시금리가 세전 2.1% 수준에 불과하다. 이 보다 짧은 3년 짜리 적금 금리는 2.7% 수준이다. 연평균 소비자물가가 1.5~2.2% 내외인 점을 생각해본다면 은행 예ㆍ적금상품만으로는 화폐 가치 하락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제 국가나 사회 그리고 개인 모두가 함께 우리의 미래를 준비할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국민연금을 개혁할 방향과 방법을 찾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도 지혜를 모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미래를 준비할 어떤 처방도 만병통치약이 될 수 는 없다.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 새로운 저축의 형태로 다양한 연금성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관련 상품에 대한 세제 혜택을 넓혀나가면서 정책적으로 개인들의 미래 준비를 뒷받침해 줄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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