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들 자금 앞세워 전자상거래 집중 쿠팡, 소프트뱅크 2조원 투자유치 실탄확보 롯데·신세계도 대규모 자본투입 혈전 대비 결국 서비스 차별화가 승부 가를것
유통가에 ‘치킨게임’의 서막이 다시 열렸다. 수년째 쌓여만가는 적자를 견디다 못해 줄줄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이 이번엔 대규모 ‘쩐의 전쟁’으로 돌아왔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11번가를 시작으로 시작된 이커머스 시장의 쩐의 전쟁은 지난 20일 쿠팡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2조2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판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자금란에 허덕이는 소셜커머스 기업들은 쩐의 전쟁 앞에서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 공룡들이 대규모 자금을 앞세워 이커머스 시장이 격변을 앞두고 있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 등 기존 유통공룡까지 이커머스 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퍼부으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어 2019년은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막강한 화력으로 ‘한국판 아마존’으로 전면 등장하느냐, 아니면 또 다시 출혈경쟁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지냐는 갈림길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다.
쿠팡이 지난 20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받은 투자금은 20억 달러로 국내 인터넷 기업 중 사상 최대 규모다. 3년전인 2015년 소프트뱅크 그룹의 10억 달러 투자 뒤 이뤄진 추가 투자다. 쿠팡은 이번 투자유치로 그간 추진해왔던 사업기조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 목적에 대해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쿠팡의 비전을 내세웠고 김범석 쿠팡 대표는 물류ㆍ결제 플랫폼 혁신 등을 앞세웠다. 쿠팡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막강한 화력을 장전한 만큼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인 물류와 결제 플랫폼에 있어서 혁신적인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쿠팡 관계자는 이에대해 “아직까지는 신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투자자금을 IT기술과 서비스고도화, 물류인프라와 물류 배송 시스템 등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와 신세계는 이미 막강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혈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커머스 분야 1위를 목표로 삼은 롯데와 신세계는 수년간 수 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선 오프라인 유통 1위 그룹인 롯데는 ‘e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하고 2022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올려 온라인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7개 롯데계열 쇼핑몰이 통합될 예정이며 가칭 ‘롯데 원 앱(Lotte One App)’이 나오는 통합완료 시기는 2020년 상반기다. 특히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경영복귀 이후 발표한 경영계획에서 2023년까지 투자할 50조원 가운데 25%에 달하는 12조5000억원을 유통부문 개발에 투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세계 역시 이커머스 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 최근 신세계그룹이 해외 투자운용사 2곳과 온라인사업을 위한 1조원 규모 투자유치를 확정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 자금을 토대로 온라인 법인을 신설해 2023년 매출 10조원의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로 키울 계획이다. 이는 그룹 역량을 새로운 유통 먹거리인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대기업까지 뛰어든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자금조달이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치킨게임의 승자는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한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혁 기자/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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