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기조 약화땐 ‘지속’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 여전 올해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압박했던 강달러 현상이 최근 들어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1110원선마저 밑돌며 원화가치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향후 원화강세의 지속 여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약화로 달러 약세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미ㆍ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둔화로 인해 원화의 추가 강세가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105.3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10월 11일 1144원을 넘어섰던 환율이 불과 두 달 만에 40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6월 18일 1103.5원을 기록한 이후 6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정상 간의 무역분쟁 협상이 원ㆍ달러 환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강달러는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을 가속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 달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가 좁혀진 데 이어 달러도 약세로 돌아서면서 외인 자금의 유입 기대감이 높아졌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3일과 4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틀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강한 달러는 신흥시장의 자금 이탈을 가속화한다는 측면에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해 왔지만 최근 달러 약세 흐름은 미국 쏠림 현상을 완화해 신흥시장의 회복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이탈리아 재정 이슈와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문제 역시 긍정적 해결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달러 지수의 상방은 낮게 형성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강달러 현상이 미국의 금리 인상과 세제 개편 등 1회성 조치에 기인한 점에 주목하며 내년엔 달러의 약세 전환을 예상했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달러 강세는 미국의 법인세 인하와 송환세(미국 기업이 해외 이익잉여금을 본국으로 송금할 때 내는 세금) 인하 등 한시적 조치 때문이었다”며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이 내년 6월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화의 약세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ㆍ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반대 의견도 제기된다. 문정희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협상과정과 결과에 따라 다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어 이는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도 관건이다. 추가 금리인상으로 한미 금리차가 더 확대될 경우 원화 강세는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 국내 기준금리 인상으로 향후 더 이상의 인상은 없다는 인식 때문에 원화는 약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