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생계비 확보 안돼
① ‘더 싼’ 곳 이주 유도 ② 공공임대 대폭 확대 ③ 소득보전 늘릴 필요
서울연구원 게제 논문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서울 거주 아홉 가구 중 한 곳 꼴로 주거비 부담능력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대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 세입자에서 특히 심각했다. 공공임대주택을 대거 늘리거나 소득 보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근상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전임연구원과 오동훈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가 최근 낸 ‘서울 주거비부담능력 부족 민간임차가구 규모의 추정’ 논문에 따르면, 서울 거주 378만5000가구 중 11%인 41만7100가구가 주거비부담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세입자 대비 비중은 22.9%다.
연구진은 서울시 복지기준에 비춰 적정주거수준(4인가구 기준 주거면적 54㎡) 이상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와, 소득에서 주거비를 내고 남은 돈으로 최저생계비(4인가구 기준 216.6만원)가 확보되는 경우를 ‘주거비부담능력이 있다’고 전제한 뒤 정부의 주거실태조사 데이터에 근거해 이를 충족 못하는 가구를 산출했다.
그 결과 41만7100여 가구가 주거비를 내고 남은 돈으로 최저생계가 불가능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중 9200여 가구는 현재 적정주거 수준보다 높은 수준의 집에 살고 있어 주거비를 줄일 경우 생계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조사됐다. 또 4만6900여 가구는 시세의 80% 수준으로 공적임대주택을 공급해주면 최저주거와 최저생계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6만1000여 가구는 이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거나 별도의 소득보전을 해주지 않는 한 최저주거와 최저생계 여건을 모두 달성하기는 힘든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이들 모두에게 적정주택을 공급하려면 공공임대주택이 서울 전체 주택 391만호의 15.6%인 61만여호까지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 공공임대주택 비율 7%에서 두배 이상 늘어야 하는 것이다.
적정주거 수준보다 낮은 집에 살면서 생계비만 확보한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에 해당하는 가구가 2만6500가구에 달한다고 봤다. 이 중 2만3100가구는 이사를 하도록 유도해 적정주거 수준의 집에 살도록 하면 문제가 해결되지만 3500가구는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소득지원이 필요했다.
민간임차가구 중 주거비 부담능력이 부족한 가구를 세대ㆍ성ㆍ계층별로 살펴보면 20대 이하의 43.1%, 60대 이상의 51%가 주거비를 대기 어려운 형편이다. 남성(19.3%가 부족)에 비해 여성(30.4%)에서 비율이 높았으며, 학력이 낮을수록(초졸의 75.5%) 비율이 높았다. 또 1인 가구의 29.3%가 주거비 부담능력이 부족했다.
주거비 부담능력 부족 가구는 70% 가까이가 반전세, 사글세 등 월세 형태로 세들어 있어 부담이 더 크다. 주로 단독주택(31.6%)이나 고시원 같은 비주거용건물(30.3%)에 거주한다. 지역별로는 강남(11.8%)보다는 동북권(42.4%)과 서남권(24.9%)에 주로 분포해 있다.
연구진은 “민간임대 시장은 수익성이 낮은 영역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영역에 존재하는 가구에 정책적인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며 “주택정책의 효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주택의 저렴성과 품질을 함께 고려해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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