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보수 한쪽선 0.1%, 다른쪽선 2.83% 무자격자 신탁판매, 계약 위반 사례까지

[헤럴드경제=문영규ㆍ원호연 기자]금융감독원이 신탁업을 영위하는 은행ㆍ보험ㆍ증권회사 등에 대한 합동검사를 실시한 결과 신탁보수를 30배 더 받거나 고객 말을 듣지 않고 신탁재산을 임의대로 운용한 사례 등이 적발됐다. 금감원은 관련 기관 및 담당자에 대해 제재 수위를 검토하고 신분제재, 과태료 부과 등을 통해 조치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5일 신한ㆍIBK기업ㆍKB국민ㆍNH농협은행 등 은행 4곳과 삼성ㆍ교보ㆍIBK투자증권 등 증권사 3곳, 미래에셋생명을 대상으로 지난 8~9월 합동검사로 고객별 수수료 차별 행위, 신탁재산 운용제한 위반 등의 사례가 나왔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신탁업 금융회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고객별로 수수료를 차별 부과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한 증권사에서 여러 고객이 같은 신탁상품에 가입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고객간 신탁보수(수수료)를 30배 가까이 차별해 부과한 사례가 발견됐다.

이 회사는 한 고객에게는 0.1% 신탁보수를 받고 다른 고객에겐 2.83%의 보수를 받았다. 각각 1만원 당 10원꼴과 283원꼴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이 차별화했다는게 중요하다”며 “차별적으로 정하는 기준을 정해 제시해야 하는데 이유없이 차별했고 그 규모가 크다”고 말했다.

신탁업 금융회사는 신탁계약 혹은 고객이 지정한 방법에 따라 신탁재산을 운용해야 하는데도 계약과 다르게 운용하거나 고객 운용지시를 따르지 않고 운용한 사례가 나타났다. 이는 금융회사가 특정금전신탁 취지대로 고객이 직접 운용대상 상품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지 않은 것이다.

불특정 다수의 고객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신탁상품을 홍보한 금융사도 있었다. 특정금전신탁은 판매권유 자격이 있는 사람만 권유해야 하지만 자격이 없는 금융사 직원이 파생결합증권을 편입하는 특정금전신탁을 권유하고 판매하기도 했다.

고객 투자성향에도 맞지 않는데 고위험 등급 주가연계형 특정금전신탁(ELT)을 판매하고 투자 부적정 사실을 고지하지도 않았으며 서명 및 녹취 등을 통해 확인하지도 않은 금융사도 있었다.

신탁상품을 투자권유하면서 위험요인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자필기재도 받지 않았다. 고객재산 운용 자료를 10년 동안 기록해 유지해야 하나 고객 신탁재산을 운용하면서 채권매매거래 주문기록을 유지하지 않은 사례도 나타났다.

신탁재산에 편입되는 금융투자상품의 특성을 고려하고 원금손실 가능성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 특정금전신탁은 투자상품의 한 종류로 상품 가치가 하락해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금감원은 금번 합동검사 결과 발견된 금융회사의 법규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제재심의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제재절차를 거쳐 해당 금융회사와 임직원을 조치할 예정이다. 위반사항은 전체 신탁업 금융회사와 공유하고 자체적인 표준업무절차 마련 등 개선 자율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내년에도 투자자 보호와 관련이 높은 영업행위를 대상으로 여러 금융권역에 대한 합동검사 테마를 발굴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치수위는 명쾌하게 답하기 어려우나 전례, 양정기준에 따라 정할 것”이라며 “특정금전신탁 홍보행위ㆍ무자격자 신탁판매ㆍ집합주문 절차 위반ㆍ신탁재산 운용제한 위반ㆍ신탁재산 편입제한 위반은 신분제재 외 과태료 부과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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