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식 대책 35대 과제로 압축 출산장려보다 ‘삶의질’ 개선으로 양성평등 확립…환경조성 초점
정부가 7일 발표한 ‘저출산ㆍ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은 지금까지의 국가주도 출산장려를 핵심으로 한 기존 저출산 대책에 대한 자기 반성의 의미를 담고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눈앞의 성과에 급급해 발표했던 ‘백화점식 정책’들이 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을 인정하고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과 집중에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출산장려책을 내놓는 것에서 삶의 질을 제고하고, 양성 평등을 확립해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사회로 만드는 방향으로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을 확 바꾸기로 한 점도 주목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존의 ‘제3차 저출산ㆍ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을 새로운 정책로드맵의 추진방향에 맞도록 과제를 재구조화하고 예산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기본계획과 연관성이 낮거나 실효성이 적은 과제는 기본계획에서 제외해 부처자율과제로 추진하도록 함으로써, 핵심적인 과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총 194개 과제를 3단계로 나눠 이중 35개 과제를 역량집중 과제로 분류해 이행실적과 성과를 관리하게 된다. 여기에는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보육교육, 신혼부부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 확대, 남성 육아 참여 활성화, 아동수당 지급, 지역사회 내 돌봄여건 확충, 직장어린이집 설치 지원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이들 핵심과제 추진에 10조6139억원을 투입하는 등 예산구조도 조정하기로 했다.
이번 로드맵은 출산 주체인 2040세대의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조성하는데 역점을 뒀다는 데도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출산장려금 등 당장 눈앞의 지원대책에만 급급했다면, 일자리ㆍ주거 등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기반 마련을 돕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옮긴 것이다.
실제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는 저출산대책의 실효성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만 19∼69세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저출산ㆍ고령사회 관련 국민 인식조사’ 에 따르면 응답자의 80.3%가 ‘현재 자녀 출산ㆍ양육을 위한 여건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는 ‘높은 주택가격과 안정적인 주거 부족(38.3%)’, ‘믿고 안심할 만한 보육시설 부족(18.7%)’, ‘여성의 경력단절(14.2%)’ 등이 주된 이유로 제시됐다.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가 우선해서 지원해야 할 정책은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및 초등 돌봄 확대(16.8%)’,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주거여건 개선(15.1%)’, ‘육아휴직·유연근무제 등 근로 지원 정책(14.8%)’ 등의 순으로 집계되며 정책패러다임 변화의 근거로 제시됐다.
이창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기획조정관은 “출생아 수 30만명을 지지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 의료비와 양육비 부담을 최대한 낮춰서 각 가정이 2자녀를 기본적으로 낳아서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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