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가향주’의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술은 수출액이 4년새 무려 200배나 치솟았다. 가향주는 16도 이하의 저도 소주에 과일향을 첨가한 달콤하고 순한맛을 내는 저알콜 소주를 말한다. 대한민국을 강타한 순한소주 열풍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주류업계에 따르면 가향주 수출액은 2009년 10만 달러에서 2010년 20만 달러, 2011년 30만 달러, 2012년 100만 달러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2013년 2000만달러로 급증했다. 4년간 수출액이 200배로 늘어난 셈이다.

올해 1∼7월 누적 수출액만도 2500만 달러에 달하는 등 커다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형님격인 소주 수출액이 2012년 1억26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억700만 달러(2002년 이후 최저치)로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가향주의 선전은 더욱 눈에 띈다. 이처럼 가향주 수출이 급증한 것은 소주의 주력 수출 시장인 일본에서 저도주 선호 현상가 뚜렷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3년전 막걸리 열풍을 주도한 일본 젊은층과 여성층 사이에서 막걸리 인기가 한풀 꺾이고 최근 달콤하고 마시기 편한 저도주가 대체 주류로 떠오르면서 과일향 소주 믹스 제품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주류업계에서는 가향주가 최근 일본에서 새로 형성된 RTS(Ready To Serve) 주류군에 딱 들어맞는 제품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RTS는 사자마자 마실 수 있도록 캔이나 병에 담아 파는 술로 흔히 알코올 도수가 낮고 과일향 등이 함유돼 쉽게 마실 수 있는 주류를 뜻한다.

일본에서는 소주나 위스키 등 고도주를 마실 때 유리잔에 얼음과 물 또는 음료수, 차 등을 섞어 마시는 ‘미즈와리’ 문화가 발달해 있는데 최근 물에 희석하지 않고 바로 마실 수 있는 RTS 주류가 인기를 얻고 있다. 국산 가향주가 일본에서 호평을 받자 국내 주류업계는 일본시장을 타킷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제품의 디자인을 개선하는 등 판촉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일본에 가향주 ‘진로 리큐르’를 수출하는 하이트진로측 한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서 RTS 제품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며 “RTS 붐에 발맞춰 3분기 중 새로운 가향주 제품을 일본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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