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성수동 주택 공시가 5억 시세반영률 50%로 여전히 낮아 고가주택 ‘본보기식’ 인상 의혹 현실화작업 기준없이 들쭉날쭉
정부가 올해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를 위해 가격을 지나치게 올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단독주택은 여전히 시세 대비 낮은 공시가격이 책정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정확한 기준이 없는 가운데, 공시가 현실화율이 제각각이라 형평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7일까지 의견접수를 마친 ‘2019년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1가의 한 단독주택(대지면적 89㎡)은 올해 공시가격이 4억9800만원으로 책정됐다. 3억9000만원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28% 가량 올라 대폭 상승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시세와 비교해보면 낮은 수준이다. 성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3.3㎡ 당 4000만~4500만원 정도가 시세”라며 “10억원은 있어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세 반영률이 50%도 채 안되는 것이다.
이 주택이 위치한 곳은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다. 서울 한강변에서 유일하게 최고 50층 마천루 아파트를 세울 수 있는 곳이어서 땅값이 높게 형성돼 있다. 지난해에는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며 재개발지로 투자자들이 몰려든 덕에 높은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인근 3지구에서는 지난해 이 주택보다 대지면적이 절반도 안되는 단독주택(대지면적 40㎡)이 감정가 2억5613만원에 나왔다가 3배가 넘는 가격인 8억8888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1지구는 3지구보다 일반분양물량이 많아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시세 대비 공시가가 크게 못미치는 곳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올해 고가주택의 공시가격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고 저가주택은 덜 오를 전망이다. 국토부는 7일 낸 참고자료에서 “공시가격 5억 원 이하의 표준단독주택(전체 단독주택의 95.3%)은 그간 시세가 평균적으로 크게 오르지 않아 공시가격 또한 크게 인상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공시가의 시세 반영률이 여전히 들쭉날쭉하다는 것은 공시가 현실화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공시가 현실화를 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파트는 시세의 70%까지 공시가로 반영됨에도 단독주택은 50%에도 못미치는 것은 조세 불균형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동일선상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국토부가 형평성의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국토부 관행혁신위원회는 “적어도 시세를 90% 이상 반영해야 한다”며 단계적으로 시세 반영률을 높여갈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국토부는 언제까지 90%를 달성할 것인지, 올해는 몇 %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 등의 현실화 로드맵을 제시하지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여론의 주목도가 높은 고가주택에 대해서만 우선적으로 ‘보여주기식 현실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한남동 주택은 공시가가 지난해 169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101억원이 오른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주택은 95억1000만원에서 141억원으로, 최태원 SK 회장의 집은 88억원에서 132억원으로 오를 것으로 예고됐다.
한정희 국토부 부동산평가과장은 “공시가가 많이 오른 주택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의도적으로 특정 주택만 상승률을 높이지 않았다”며 “공시가 형평성은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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