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지난달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와 연기금의 쌍끌이 순매수에 힘입어 깜짝 랠리를 펼쳤다. 2월에도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있어서 미ㆍ중 무역 갈등이나 이달말 예정된 중국 A주(본토주)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 비중 확대 등 중국 관련 이슈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1월에 들어설 때만 해도 증권사들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국내 기업들의 실적 하향조정 등 대내외 악재를 감안해 올해 국내 증시가 상저하고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경기침체를 의식한 미 연방준비제도가 긴축 강도를 완화하면서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미ㆍ중 무역협상과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등이 더해지면서 국내 증시는 뜻밖의 ‘1월 효과’를 누렸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한 달 삼성전자(순매수액 2조3351억원)와 SK하이닉스(8224억원)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22%를 차지하는 대형 반도체주가 오랜만에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지난해 과도한 낙폭과 수급 공백에 따른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외국인은 1월 한 달간 4조1000억원(코스피ㆍ코스닥 합산) 어치를 사들여 지난 2012년(6조2000억원 순매수)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반도체 업종이 5개월 만에 반등한 것은 시장에 알려진 악재와 비교해 볼 때 저가인식을 느낄 정도로 가격조정이 과했다는 의미의 반등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2월에는 ‘중국의 산’을 넘어야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ㆍ중 무역분쟁은 언제든 변동성을 확대할 돌발 악재로 꼽힌다. 최근 협상에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핵심사안인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를 둘러싸고 갈등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미ㆍ중 무역분쟁의 타결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과거 미국이 멕시코, 캐나다와의 무역협상에서 난항을 겪은 것처럼 중국과도 중간중간 첨예한 힘겨루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 비중 확대 여부는 수급 차원에서의 가장 큰 리스크다. 현재 5%에서 20%로 확대하는 안건이 결정될 예정인데, 상대적으로 지수 내 한국 비중이 줄어 외국인 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중국 A주가 미편입에서 5% 부분편입으로 바뀌었을 당시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6조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A주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도 신흥국 지수에 포함된다. 국내 증시에서 유출될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약 14조원 가량이다. 이 중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예상 유출 금액은 3조원 가량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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