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수출의 21% 차지 반도체 29.7%↓, 전체 수출의 27%인 對 중국 23.9%↓ 정부 “반도체 가격ㆍ유가, 올해 상저하고…하반기 수출 반등”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이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수출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유가 하락으로 석유화학 부문 수출이 줄고, 반도체 수출 단가가 떨어지는 등 주력 산업의 경기가 한꺼번에 나빠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중국 내수 부진, 선진국 수요 둔화 등 글로벌 악재가 악영향을 미쳤다고 풀이된다.
한국 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해온 수출의 부진이 이어지면 결국 거시 경제 지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일~10일 수출은 109억58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9.1%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8억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6% 줄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6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일)보다 하루 적다.
이달 수출이 마이너스로 확정되면 지난해 12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로 4개월 연속 줄어들게 된다. 4개월 연속 수출 감소는 2015년 1~4월이후 47개월만이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29.7%) ▷석유제품(-39.0%) ▷선박(-9.7%) ▷무선통신기기(-4.1%) 등 주요 품목이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2월에 전년 동기보다 8.3% 줄면서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전환된 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작년에 이어진 가격 하락 흐름이 반도체 수출액 감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올해 1월 기준 8GB(기가바이트) D램 가격은 작년 1월보다 36.5% 떨어졌고, 128GB낸드플래시 가격은 22.4% 낮아진 수준이었다. 한국 수출의 기둥인 반도체가 주춤하면서 전체 수출도 4개월 연속 감소 가능성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반도체가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1%였다.
반도체와 함께 ‘수출 효자품목’인 석유제품(-14.0%)도 감소세를 면하지 못했다. 석유제품은 작년에 줄곧 수출액이 늘었지만 올해 들어 1월 (-4.8%),2월(14.0%) 등을 기록, 감소로 전환됐다. 국제 유가 하락이 제품 단가에 영향을 미쳐 수출액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국가별로는 ▷중국(-23.9%) ▷미국(-17.0%) ▷유럽연합(-10.2%) ▷일본(-29.3%) ▷베트남(-18.4%) ▷중동(-43.9%) 등으로 대부분 주요 국가에서 수출이 감소했다. 이 가운데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액 감소는 비상이다. 대(對) 중국 수출은 지난해 11월(-3.1%), 12월(-14.0%), 올해 1월(19.1%), 2월 (-17.4%) 등 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대 중국 수출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26.8%를 차지했다. 반도체·일반 기계·석유제품·무선통신기기 부진이 중국으로의 수출액이 감소한 주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중국 산업 경기 부진, 수요 감소, 현지 기업의 시장 지배력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의 부진이 이어지면 거시 경제 지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7년 3.1%를 기록하며 2014년(3.3%)에 이어 3년 만에 3%대로 복귀했으나 작년에 2.7%로 떨어졌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를 2.6∼2.7%로 잡았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가 최근 2.6%로 하향 수정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노무라·바클레이즈 등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9곳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당초 연 2.8%에서 지난해 9월 2.7%, 11월 2.6%로 하락했고 올해 들어 2.5%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최근 수출 부진을 고려하면 추후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반도체 가격과 유가가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라 이들 가격이 회복하는 하반기에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가격, 중국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 자동차 232조 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대부분 2분기에 방향이 잡힐 것 같다”며 “그런 리스크 요인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수출 향방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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