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업계 ‘영업 경쟁’ 지적 ‘진실규명’ 위해 법적대응 반론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별장 성폭행’ 피해 주장 여성을 무고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성범죄 사건 ’역고소‘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변호사업계가 무리하게 고소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진실 규명을 위해 가해자 측의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남우)는 김 전 차관이 피해 주장 여성을 무고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배당받아 검토 중이다.
변호사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성범죄 사건을 수임하기 위한 시장이 과열되면서, 가해자 측의 역고소를 부추기는 홍보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온라인 포털에 ‘성범죄’를 검색하면 “OO법률사무소 성범죄 무고”, “역고소를 준비할 때는” 등의 홍보 문구들이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변호사 시장에서 성범죄 가해자를 조력하는 곳이 상당히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며 “영업 경쟁이 과열되면서 일부 부적절한 홍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허위, 과장 광고가 아닌 이상 현행법 상 제재를 가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수사기관 등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가 없는 상황이지만, 법조계에서는 2013년 6월 성폭력 친고죄가 폐지된 이후 성범죄 역고소가 본격적으로 늘어났다고 분석한다. 아울러 최근 ‘미투 운동’으로 사회적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가해자들이 역고소를 택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성폭력 피해자 상담을 기관이나 시민단체 등에는 역고소에 대한 대응법을 문의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최근 성범죄 피해자들은 고소 시에는 무고에 대한 우려를, 피해사실의 밖으로 공개할 때는 명예훼손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해자들의 역고소는 피해 사실의 공론화나 형사고소에 대한 보복적 성격이 강하고, 피해자의 법·제도적 대응을 무력화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범죄 사건의 특성상 가해자로 지목된 피의자도 적극적인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무시할 수 없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성범죄의 특징은 다른 형사사건과 다르게 명확한 증거 없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며 “고의성이 없으나 성범죄 혐의가 인정돼 처벌 위기에 놓이거나 피해자의 악의적인 행위로 인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김영미 변호사는 “자신이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확신이 없는 이상 역고소를 제기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법정에서 성범죄가 인정될 경우 무고로 인한 2차 피해를 줬다는 것까지 감안돼 양형상으로 더욱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수사 중이거나 재판 과정에서 역고소를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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