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ㆍ로이킴 등 홍보에 활용했다 당국 당혹 -일부 연예인에게는 ‘혈세’까지 지급 -기재부 ‘연예인은 무보수’ 지침 내렸지만, 관리 안해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연예인들을 기용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홍보에 활용했던 당국이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버닝썬 사태’ 이후 연예인들이 저지른 성폭행 범죄와 마약 투약 등이 속속 드러나면서다. 홍보대사였던 이들이 수갑을 차거나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연예인들의 인기에 기대 정책과 단체를 손쉽게 홍보하려던 정부ㆍ지자체의 홍보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른다. 기획재정부는 연예인 활용시 ‘무보수 원칙’을 권고했지만, 말 그대로 권고일 뿐이었다.

▶유명인 홍보.. 잇따라 된서리= 23일 강남구청 등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지난 17일 강남구 개포동의 달터근린공원 ‘로이킴 숲’내 에 있는 로이킴 현판을 철거했다. 강남구청이 ‘로이킴 숲’ 철거에 나선 것은 로이킴이 경찰의 수사를 받기 시작한 것과 무관치 않다. 로이킴은 이른바 ’승리 카톡방’에 참가했던 여러 인사중 한명으로, 로이킴은 해당 단체 대화방에 음란물 사진 1건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로이킴을 최근 출석시켜, 입건ㆍ조사중이다.

강남구청은 지난 2013년 로이킴 팬들과 함께 달터근린공원에 로이킴 표식과 나무를 심었고, 로이킴은 이곳에 정자를 제공했다. 슈퍼스타K 우승자였던 로이킴은 ‘착실한 청년’ 이미지를 갖췄고, 때문에 공원 관리권한을 가진 강남구청은 로이킴 숲을 만드는 데에 흔쾌히 동의했다. 하지만 로이킴이 경찰에 입건되고 철거 여론이 거세게 일면서 강남 구청은 로이킴의 팻말 등을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 강남구청 관게자는 ”당시에는 좋은 의도로 조성된 숲이었다“고 했다.

‘버닝썬 사태’의 핵심 승리의 경우 잘 알려진 대로 지난 2009년 법무부 법질서 홍보대사를 지냈다. 그러나 승리가 소유ㆍ운영 한 것으로 알려진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폭행사건, 마약사건, 성폭행사건이 일어났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법무부는 당혹스러워졌다. 승리는 횡령과 성접대 알선 의혹을 받고 있으며 경찰은 승리에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연예인 시상으로 정책 홍보에 나섰다가 된서리를 맞은 경우도 있다. 국세청은 지난 2009년 송혜교를 모범납세자로 선정하고, 표창을 수여했다. 하지만 이후 송혜교가 세금을 내지 않은 사실들이 드러났다. ‘만년 노벨문학상 후보’ 고은 시인은 과거 성추행 전력이 문제가 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서울도서관에 있는 ‘만인의 방’을 철거했는데, 이 곳은 고은 시인의 삶과 문학을 조명한 공간이다. 이외에도 2000년대 초 유승준(복지부 홍보대사)은 병역기피 논란 탓에 홍역을 치렀고, 2ne1 소속 박봄(법무부 홍보대사)이 암페타민을 국내 반입하려다 걸린 사례도 있다.

▶정부 ‘인기에 묻어가자’ㆍ연예인 ‘얼굴 알리기 굿’ = 정부와 지자체가 연예인 홍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일단 홍보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연예인 입장에서도 ‘얼굴을 알리기 좋은’ 것이 정부나 지자체의 각종 정책ㆍ단체 홍보대사로 나서는 것이다. 연예인은 ’공인받은 인기인’이라는 이미지를 얻고, 당국은 연예인의 인기 덕에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연예인들의 경우, 홍보대사로 써달라고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중이 찾는다’라는 이유만으로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썼다가 연예인이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을 경우, 그 ‘부정적인 이미지‘는 고스란히 해당부처나 지자체가 떠안을 위험성이 크다. 홍보대사 선정에는 ‘대중의 인기’외에 특별한 기준은 없다. 법무부 관계자는 승리와 박봄 등을 홍보대사로 위촉한 배경과 관련, ”당시 빅뱅과 2NE1 등이 인기를 끌면서 홍보대사로 위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예인 홍보 대사에 지급되는 보수에 관한 특별한 기준도 없다. 법무부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각 정부의 지침 여부를 살펴본 적이 있지만, 2019년 현재 지침을 가지고 있는 부처는 한군데도 없었다“고 말했다. 2017년 기획재정부는 각 부처에 홍배대사를 명예직, 무보수직으로 하라는 내용이 담긴 ‘예산 및 기금 운용 계획 집행 지침’을 각부처에 내려보내기도 했지만, 이 지침은 권고일 뿐 강제 사항은 아니다.

기획재정부의 관리도 부실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2017년 연예인 홍보 예산을 삭감한 뒤, 각 부처에서는 자체적으로 연예인 홍보대사를 위촉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각부처의 어떤 예산을 통해 홍보대사에게 돈이 지급됐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 관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최진봉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연예인 홍보 마케팅은 위험과 효과가 모두 큰 마케팅이다. 무조건 인지도에만 기댄 연예인 홍보보다 다양한 면을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나 지자체와 관련이 있는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쓰면 위험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지자체에 애정이 있거나 관심이 있는 연예인이라면 보다 책임감있게 행동할 것 아니겠느냐”고 조언했다.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