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취지와 달리 대표ㆍ총수 겸직 수두룩 키움證 김익래, 비상근인데 급여가 8.8억 금융당국 “위법 아니면 단속 근거 없어” 법에 없던 ‘회전문‘ 임추위 규제 때와 달라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금융회사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기도록 정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이 유명무실해졌다. 단서 조항을 활용해 대표이사는 물론 총수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금융회사들이 대부분이어서다. 키움증권의 경우 총수가 ‘비상근 사내이사’로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며 연간 8억8000만원의 급여를 챙기고 있었다.
헤럴드경제 조사결과 시중은행과 삼성 등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 금융회사들에서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 또는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가 겸하고 있었다.
가장 흔한 곳은 금융투자업계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 김익래 키움증권 회장,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원종석 신영증권 부회장 등은 최대주주이면서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생명보험사 중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이사와 의장직을 모두 수행 중이다.
김익래 키움증권 회장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상근 임원의 타법인 겸직금지 조항을 피하기 위해 ‘비상근 사내이사 이사회 의장’이라는 독특한 직위를 활용하고 있다. ‘비상근’이지만 급여는 여느 기업 총수 못지 않다. 지난해 보수는 급여 8억8000만원에 성과급 2억3000만원을 더해 총 11억원이 넘는다. 정작 ‘상근’인 이현 대표이사는 5억원 미만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13조 1항에서는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기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2항에서는 사유를 공시만 하고 선임사외이사를 두면 이같은 의무를 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최근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지주사인 SK㈜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놨다. SK㈜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적용받지 않아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이 의무가 아니지만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내린 결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나 전문경영인이 사내이사가 되고서 이사회 투명성을 확보 없이 의장이 되는 경우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찬 고려대학교 교수는 “‘선임 사외이사’와 ‘사외이사인 이사회 의장’의 권한은 다르기 때문에, 이사회 의장을 제도의 취지대로 사외이사가 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며 “‘사외이사여야 한다’는 원칙이 점점 예외로 변질된다면 그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특히 최대주주가 사내이사면서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더 될 수 있다”며 “최대주주라는 막강한 권력이 의장을 겸임하면 권력의 분산을 통한 독립성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법으로 강제하기엔 한계가 있어 현행 제도 하에선 선임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어떻게 확보할 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법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전체 이사의 과반이 사외이사인 만큼 내부 이사회가 자율성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하리라 본다”며 “선임사외이사도 독립성 훼손을 줄이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에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위한 후보추천위원회에 현직 CEO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지배구조 규범을 마련토록했다. 관련 법령인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17조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사내이사 등 CEO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법에는 근거가 없지만 사실상 당국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셈이다. 또 사내이사 이사회 의장의 경우에도 법에 명시된 ‘사유’에 대한 감독당국의 기준이 구체적이고 엄격하다면 겸직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법에 명시된 선임사외이사의 활동을 금융당국이 꼼꼼히 챙겨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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