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 선배 장우진을 접전 끝에 꺾고 탁구 세계선수권 남자단식 4강에 오른 안재현이 손가락 4개를 꼽으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27일 새벽 선배 장우진을 접전 끝에 꺾고 탁구 세계선수권 남자단식 4강에 오른 안재현이 손가락 4개를 꼽으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결승까지 가서 일 한 번 내라.' 8강 맞대결 후 선배 장우진(왼쪽)이 안재현의 승리를 축하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결승까지 가서 일 한 번 내라.' 8강 맞대결 후 선배 장우진(왼쪽)이 안재현의 승리를 축하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파죽의 8연승이다. 세계 157위로 시드를 받지 못해 조별예선(3경기)을 거쳤고, 128강부터 4강까지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대진운도 좋다. 지금까지도 세계 탁구계가 놀라는 대이변이지만, 이제 두 경기만 더 이기면 세계 탁구 역사상 최대 사건을 만들게 된다.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의 막내 안재현(20 삼성생명)이 2019 세계 탁구선수권에서 장우진(24 미래에셋대우)을 꺾고 한국 탁구 사상 최초로 첫 세계선수권 출전에서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달성했다(동메달 확보). 동시에 역대 한국의 이 대회 남자 단식 최연소 메달 기록도 세웠다. 안재현은 27일 새벽(한국 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장우진(세계 10위)을 대접전 끝에 게임스코어 4-3(12-10 10-12 7-11 11-3 11-5 8-11 12-10)로 눌렀다. 4강 진출로 동메달 확보. 중요한 것은 대진운이 좋아 ‘안재현 돌풍’이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안재현은 28일 새벽 1시 세계 16위 마타아스 팔크(스웨덴)와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이미 안재현이 팔크보다 랭킹이 더 높은 세계톱랭커들을 3명이나 꺾었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결승에 오르면 2003년 주세혁(당시 61위)이 세운 한국의 역대 세계선수권 남자 최고성적(은메달)을 확보하게 된다. 세계선수권은 세계 최강 중국선수들이 올림픽보다 더 많이 출전하는 까닭에 성적을 내기가 더 어렵다. 안재현의 결승 상대는 11위 마룽-9위 리앙징쿤(이상 중국)의 4강전 승자다.안재현은 이 대회 남자 단식에서 12년 만에 한국에 메달을 안겼다. 2003년 주세혁의 깜짝 쾌거 이후 오상은(미래에셋대우 코치)이 2005년 상하이, 유승민(IOC위원)이 2007년 자그레브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 또 한국 선수로는 김택수 남자 대표팀 감독(미래에셋대우)이 21살 때인 1991년 지바 대회 때 따낸 동메달이 역대 남자단식 최연소 메달리스트 기록이었다. 여자는 88 서울올림픽 복식 금메달리스트인 양영자가 1983년 도쿄 당시 19살로 은메달을 딴 바 있다.

안재현은 “솔직히 4강에 갔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오늘 경기는 게임 내용에서는 크게 앞선 것은 없는데 패기있게 하다 보니 기회가 왔던 거 같다. (장)우진이 형과는 워낙 사이가 좋다. 형도 아쉽겠지만 내가 결승까지 올라가는 게 형을 위한 길이 아닐까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우진과의 한솥밥 맞대결은 명승부였다. 2018 코리아오픈 3관왕, 2018 그랜드파이널스 복식우승에 빛나는 장우진은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남자탁구의 대세다. 이번 대회 전까지 확실하게 안재현에게 앞선 선배였다. 하지만 157위 돌풍은 이 마저도 넘어버렸다. 안재현은 첫 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12-10으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노련미에서 앞선 장우진이 2, 3게임을 거푸 따냈다. 안재현의 끈질긴 수비와 영리한 공격은 4세트부터 빛을 발했다. 11-3, 11-5로 4, 5게임을 쉽게 가져갔다. 막판에 몰린 장우진이 혼신의 드라이브로 6게임을 따내며 승부는 최종게임으로 넘어갔다. 7게임에서 둘은 3점 이상의 격차가 나지 않는 대접전을 펼쳤다. 9-9에서 장우진이 드라이브 맞대결에서 포인트를 올리며 매치포인트를 잡았지만 이내 안재현의 포핸드 기습 공격이 성공하며 듀스가 됐다. ‘157위 돌풍’을 아는 현지 팬들이 안재현을 연호하는 가운데, 이후 안재현은 장우진의 백핸드 범실과, 드라이브 대결 승리로 2점을 거푸 따내며 1시간4분의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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