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부통신망에 입장 글 올려 -“국회, 바람직한 결과 도출 믿어” -수사권 조정 두고 檢과 설전 예고

[헤럴드경제] 민갑룡 경찰청장이 14일 검ㆍ경 수사권조정 논의와 관련해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의 염원”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간 검찰의 수사권 조정 패스트트랙 상정에 대한 공개 불만에도 입장 표명을 자제해오던 경찰은 이날 민 청장의 입장문으로 적극적인 입장 표명에 나서는 모양새다.

민 청장은 이날 경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전국의 경찰 동료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수사권조정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데 대해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의 염원인 수사구조개혁이 입법을 통한 제도화의 단계에 들어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수사권조정은 형사사법에서의 반칙과 특권을 없애라는 국민의 요구에서 비롯됐다”며 검찰을 직접적으로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정부는 지난해 6월 역사상 최초로 정부 합의문을 발표했고, 국회는 사개특위를 구성해 정부 합의문을 토대로 수사권 조정방안을 논의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 청장은 “국민이 요구하고, 정부가 합의안을 통해 제시하고, 국회에서 의견이모아진 수사구조개혁의 기본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하는 등 그간 경찰 내부에 이어진 불만을 의식한 표현도 함께 했다.

이어 “향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민의의 장인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믿는다”며 정치권 메시지를 전달했다.

민 청장은 그동안 수사권조정 문제에서 ‘로키’(low key·절제된 대응) 전략을 내세워 검찰에 대한 맞대응보다는 조직 내부를 추스르는 데 주력해왔다.

지난 4일에는 직원들에게 발송한 ‘전국 경찰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조직 내부 단속과 개혁을 주문했다. 이어 10일 현장점검 차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를 방문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국민의 관점에서 입법이 마무리되기를 경찰은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그러나 이날 민 청장이 본격적인 입장 표명에 나서면서 자칫 검찰과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공방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