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2024년 발생한 ‘부산 오피스텔 추락사 사건’ 피해자의 유가족이 ‘가해자의 누나가 KBS 일일드라마에 출연 중’이라며 KBS의 조치를 촉구해 파장이 일고 있다.
3일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부산 오피스텔 추락사 유가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부산 오피스텔 추락사 사건’은 2024년 1월 부산의 한 오피스텔 9층에서 20대 여성 A 씨가 전 남자친구와 다툼을 벌이던 중 창밖으로 추락한 사건이다. 당시 A 씨는 전 남자친구의 집요한 스토킹에 시달리던 상황이었다.
청원자는 자신을 A 씨의 어머니라고 밝히며 “딸은 가해자의 지독한 스토킹에 시달리다 억울한 죽음을 맞았다”며 “딸을 빼앗아 간 가해자의 가족은 지금도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적었다.
청원자는 특히 “가해자의 누나는 현재 KBS 저녁 일일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저희 가족의 딸은 억울하게 죽었는데 가해자 가족의 딸은 배우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그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딸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가슴이 찢어진다”고 했다.
청원자는 KBS를 향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입장을 밝혀 달라”며 “공영방송사로서 책임 있는 대처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가해자의 누나가 배우라는 사실은 사건 당시에도 알려진 바 있다. 유가족 측은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해자는 수사 중에도 멀쩡히 SNS를 하고, 가해자의 누나는 평범한 일상을 살며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다”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유가족이 2년만에 다시 가해자 누나의 정체를 언급한 것을 놓고 온라인 상에서는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누리꾼들은 “내가 유가족이라도 피가 거꾸로 솟겠다”, “문제 있는 사람은 드라마에서 퇴출시켜라”, “제대로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으면 이랬겠냐” 등의 의견으로 유가족의 입장에 공감했다. 반면 “누나가 무슨 죄냐”, “연좌제는 안 된다” 등의 반대 의견도 있었다.
한편 가해자인 A 씨의 전 남자친구 B 씨는 특수협박과 협박, 재물손괴, 퇴거불응,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형을 받았고, 2심에서 3년 2개월로 감형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사건이 일어나기 이전의 상황을 보면, B 씨는 A 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집요하게 스토킹을 시작했다. 집을 찾아가 17시간 문을 두드리거나 죽겠다고 협박하면서 유서를 사진으로 찍어 전송했고, A 씨가 보는 앞에서 의자를 집어 던지는 등 신체적 위협과 공포심을 느끼게 만들기도 했다.
B 씨는 사건 당일에도 A 씨가 다른 남성을 만나는 것에 앙심을 품고 A 씨 집에 찾아가 말다툼을 벌였고, A 씨가 창문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B 씨는 A 씨 사망 당시 유일한 목격자이자 119 신고자였다.
유족은 B 씨의 스토킹 행위가 피해자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1·2심 재판부는 “명확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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