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ㆍ기준금리인하 기대 환차손 피하고, 위험비중 축소 증권가 “원달러 1200원이 바닥” ‘비동조’ 채권시장 향배도 변수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원ㆍ달러 환율이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며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경기전망이 여전히 부정적인 상황에서 G2 무역전쟁의 격화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까지 다시 대두되며 외국인들이 ‘한국산 달러 ATM’을 가동하고 있는 분석이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 상승세는 주요 신흥국들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3개월간 원ㆍ달러 환율은 5.56% 올라 아르헨티나 페소(16.18%), 터키 리라(14.8%), 브라질 헤알(8.59%) 다음으로 상승폭이 컸다. 내부 정치불안에 시달리는 국가들과 견줄 만큼 원화 가치가 유독 약세를 보인 셈이다. 아시아 내에서도 인도네시아(2.40%), 대만(1.07%), 중국(1.63%) 등에 비해 환율이 큰 폭의 변동성을 기록했다.
환율의 ‘과속’은 외국인 자금 유출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17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7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가며 올해 연속 순매도 최장 기록(6일)을 깼다. 외국인의 이달 순매도 규모도 이미 지난해 가을의 폭락세 때를 넘어서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이달 들어 다시 불 붙은 무역전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점이 원화 약세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1분기 GDP 부진 등 대내 경제지표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이 글로벌 시장과 비교할 때 더 부정적인데 그럴수록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더 높아진다”며 “이러한 특수한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여느 통화보다 상승 기울기가 가파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심은 환율이 ‘마의 1200원’마저 넘어설 지에 쏠린다. 종가 기준 12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7년 1월 9일이 마지막이었다. 증권업계는 1200원 문턱에서 상승세가 잦아들 것으로 내다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 이슈 때문에 지금보다 1~2원 더 오를 수는 있겠지만 주식시장과 달리 외국인의 채권투자는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1200원선까지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원화와 동조화 흐름을 보이는 위안화를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지만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ㆍ달러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서면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과거 중국 당국의 구두개입과 선물환에 대한 증거금 부과조치 등으로 7위안은 지켜낸 점에 비춰 원화는 달러당 1200원 부근에서 바닥을 탐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오는 23일 공개되는 5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도 변수로 꼽힌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이 물가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보인다면 금리인하 기대감은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며 “연준의 통화 완화는 달러화 약세압력을 높여 무역분쟁으로 약세를 보인 신흥국 환율의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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