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성행위 장면 나왔다면 애니메이션이라도 가중처벌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교복을 입은 여고생 캐릭터의 성행위 장면을 담은 애니메이션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적용대상이기 때문에 배포시 가중처벌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30일 아청법상 음란물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모(74)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란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명백하게 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라며 “인물의 외모와 신체발육에 대한 묘사, 음성 또는 말투, 복장, 상황 설정, 영상물의 배경이나 줄거리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캐릭터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경우에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2015년 3월 법리 검토를 시작한 뒤 중간에 대법관 전원이 심리하는 전원합의체에 사건을 회부하는 등 고심 끝에 이번에 최종 결론을 냈다.

박씨는 2013년 2월부터 같은 해 5월까지 교복을 착용한 여자 아동·청소년이 남자와 성관계하는 장면이 담긴 애니메이션 2편을 인터넷 웹하드에 게시,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실제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음란물을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로 보고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박씨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만화 동영상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은 영상 속 설정 상 여자 고등학생으로 등장하는 점 등을 이유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해당한다고 판단,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현행법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로 정의하고 있다”며 “박씨가 게시한 만화 동영상은 전형적인 ‘표현물’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jin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