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전환·현금상환 모두 ‘암울’
대부분 셀다운…“손실 제한적”
[헤럴드경제=윤호 기자]신라젠의 ‘펙사벡’ 임상3상 중단 권고 소식에 1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한 키움증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키움증권 주가는 신라젠 임상중단 소식이 알려진 지난 2일 52주 신저가로 주저앉은 데 이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3월 신라젠이 발행한 1100억원 규모의 CB 가운데 1000억원을 인수한 뒤 대부분을 셀다운(재매각)했다. 나머지 100억원은 키움자산운용(20억원), 수성자산운용(30억원) 등이 매입했다. 위험을 다른 투자자에 떠넘긴 만큼 키움증권이 직접 감당할 손실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경우 평판에 치명적일 수 있다.
CB는 빌려준 돈을 상환일에 이자와 함께 받거나 투자금 대비 전환가액분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이번 사채의 만기일은 2024년 3월이고 내년 3월부터 보통주로 전환을 할 수 있다. 해당 CB의 전환가재조정(리픽싱 ) 마지노선은 발행 시점 전환가액의 70% 수준으로 설정돼 있다.
실제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7만111원이었지만 주가가 내리막을 타면서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전환가액을 조정해 4만9078원까지 낮췄다. 신라젠의 주가 4만 9078원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는 한 투자자가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수익을 내기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물론 신라젠이 원리금만 제때 지급한다면 만기 때까지 보유하거나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도 있다. 키움증권은 CB 발행 구조를 설계하면서 항암물질에 대한 무용성평가가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연복리 3%인 금리를 6%까지 올리는 안전장치를 마련해뒀다.
하지만 신라젠은 매출이 거의 없다. 기업공개(IPO) 당시 조달자금과 피투자자금만으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매년 5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내고 있다. 신약 개발이 성공해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해야 운영자금 마련과 차입금 상환이 가능하다. 신약 개발 능력에 문제가 제기된 상황에서 과연 외부자금 조달이 가능할 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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