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제지업계 최대 인수합병(M&A) 매물로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태림포장 본입찰에 당초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점쳐졌던 한솔제지(213500)가 불참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태림포장 본입찰에 한솔제지가 참여하지 않았다. 세아상역과 중국 샤닝페이퍼,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 세 곳의 원매자 만이 입찰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솔제지 관계자는 “당초 성장전략 차원에서 태림포장의 인수를 검토하였으나, 골판지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및 국내외 경기 하강 등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현 시점에서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한솔제지의 본입찰 불참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사내전문가들로 태스크포스팀을 꾸리는 등 인수의지를 불태웠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의아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한솔제지의 이번 본입찰 불참은 태림포장의 인수가로 거론되고 있는 가격과 한솔제지가 평가한 가치 간에 상당한 격차가 있었기 때문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해 골판지 시장의 기록적인 호황으로 인해 태림포장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고 있다는 점이 거론되기도 한다. 단기적인 사업 호황이 실제 기업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시장왜곡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미중 무역 분쟁 및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인해 국내외 경기 침체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골판지 시장 또한 추가적인 성장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이것이 매각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더욱이 인수 이후 기계 설비 노후화로 인한 추가 투자비용이 필요하다는 점 또한 부담이다. 보통 제지산업 같은 대규모 장치산업은 기계설비에 대한 유지보수(CAPEX)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데, 실적에 민감한 PE 특성상 이러한 투자가 그동안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인수 이후 만만치 않은 자금이 투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솔제지는 국내 최대 제지업체인 만큼 다른 입찰 후보자들보다 태림포장이나 골판지 사업에 대해서 훨씬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결국 실사를 거치며 다양한 요인들을 감안한 한솔제지 입장에서 주주가치를 훼손시키면서까지 비싼 가격에 태림포장을 인수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