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관 산하지만 공적감시 없어

고액연봉·복지천국…신의 직장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의 관료 및 한국은행 고위 인사들의 재취업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양 중개사 사장직은 고액 연봉 자리인 동시에 공적 감사 대상이 아니라 ‘신의 직장’을 넘어 ‘신이 숨겨둔 직장’이란 평가를 받는다.

한국자금중개는 지난 9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승철 전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차관보)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행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 신임 대표는 기재부 정책총괄과장·재정관리국장,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1996년 설립된 한국자금중개는 콜자금거래 중개·대차 업무를 시작으로 1998년 재정경제부(현 기재부)로부터 외국환중개업무를, 2000년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채권중개업무를 인가받은 국내 최대 자금·외환중개 회사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47개 금융기관이 주주사로 구성돼 있는데, 실질적 최대주주가 예금보험공사여서 그동안 사장자리에는 고위 관료들이 임명돼 왔다. 역대 사장 중 2명(황영·김유환)을 제외한 7명이 전원 관 출신이다.

서울외국환중개는 지난 2000년 한은 산하기관인 금융결제원이 100% 출자해 설립된 이후 한은 부총재보들이 사장을 도맡아 왔다. 박재준 초대 사장부터 현 전승철 사장까지 7명 전원 한은 출신이다.

양 기관 모두 정부로부터 업무 권한을 인수받아 업무를 수행하지만 민간기업으로 분류돼 국회나 감사원의 검사를 받지 않는다. 사장 임기를 마치면 10억원 이상의 보수을 챙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결제원장 자리도 전통적으로 한은 출신들의 재취업 통로였는데, 올해는 낙하산 논란이 거세 금융위(김학수 증선위원) 출신이 임명됐다.

애초 금결원장 자리로 가려던 임형준 전 한은 부총재보는 자금중개 사장으로 내정됐단 소문이 돌아 금융노조에서 정부와 한은의 사장직 스와프(맞교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금융위 출신들이 가던 한국증권금융 사장 자리에 한은 출신이 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