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승차, 택시업계 반발로 사업모델 망가져
공유숙박, 빈집 활용 법적근거 없어 유아무야
핀테크, 데이터 3법 등 소극행정에 발목 잡혀
기존 사업자 견제·포지티브 규제에 좌초 위기
곳곳에서 혁신은 불가능하게 됐다. 스타트업들은 시작 하자마자 ‘규제(Regulation)의 장벽’ 앞에 멈춰야 했다.
올해 국내에서는 세 건의 굵직한 미래산업 모델이 규제로 좌초됐거나 위기의 기로에 섰다. 공유 숙박과 공유 승차, 핀테크 등이다.
‘에어비앤비 신화’에 힘입어 싹 튼 공유 숙박은 단기 숙박이나 국내 특화형 모델이었던 농어촌 재생 등으로 사업이 움텄다. 스타트업 다자요는 지난해 4월 농어촌의 빈집을 리모델링해 민박으로 활용, 활기를 잃은 농어촌에 관광객을 불러모은다는 사업을 제시했다. 관광객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숙소를 이용할 수 있고, 집 주인들은 유휴 부동산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 황폐해질 우려가 있는 빈 집에 관광객이 들면서 동네가 생기를 찾는다는 점은 지자체에서도 반길만한 요소였다.
그러나 농어촌 민박은 사람이 거주해야 한다는 현행법의 규정에 막혀 사업 모델을 접어야했다.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빈집을 숙박으로 제공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대통령이 법에 안된다고 명시한 것 외에는 다 가능한 ‘네거티브 규제’로의 선회를 수차례 강조했지만, 현실은 법에 된다는 규정이 없으면 허용하지 않는 ‘포지티브 규제’가 여전했다.
위홈 등 에어비앤비와 유사한 단기 숙박 모델도 ‘법적 근거’에 막혔다. 에어비앤비는 국내에서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공유 승차는 카풀에 이어 운전자 알선 렌터카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말로는 ‘허용’이라지만 실상은 ‘금지’라는 법안에 막혀있다. 카카오, 풀러스 등의 업체들이 도전했던 카풀은 택시 업계의 반발로 인해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으로 운행 시간을 제한받게 됐다. 풀러스는 결국 카풀 사업에서 손을 뗐다. 서영우 풀러스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하루 4시간 운영으로는 수익이 날 수 없는 모델이었다”며 “다른 사업을 위해 투자자들을 설득했지만 규제는 해결 됐느냐는 반문이 돌아오기 일쑤였다”고 전했다.
타다로 대표되는 운전자 알선 렌터카 서비스도 ‘카풀의 전철’을 밟고있다. 택시 등 기존 사업권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사업자에 대한 고소·고발이 뒤따른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사회적 합의’라며 관련법을 개정하지만 신규 사업자가 수익 내기 어려운 안을 담고 있다. 운전자 알선 렌터카 서비스에 대해 관광 목적인 6시간 이상의 승차나 승·하차 장소가 공항·항만인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타다 금지법’이 대표적인 형태다. 타다에는 검찰의 기소 등 변수까지 더해졌다.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등 핀테크 혁신도 ‘데이터 3법’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 3법’은 여야가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황이지만, 예산안 등 다른 쟁점으로 국회가 정상운영되지 않으면서 덩달아 통과가 난망해졌다. 그나마 핀테크에는 기존 사업권의 반발이 적다는 점이 공유경제 사업과는 차별화되는 점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업이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라고 전했다. 금융위원회가 앞장서서 핀테크 활성화를 부르짖는데, 기존 거대 금융사들이 ‘협조’를 안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혁신, 디지털 전환 등으로 기존 사업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금융업권의 위기의식도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P2P 금융업법이 통과된 이후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은행 등 기존 금융업체들에서 협업 논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핀테크 업계에서는 기존 사업자와의 마찰보다 당국의 규제와 소극 행정이 문제로 꼽힌다. 온라인 환전 서비스에 대해 기존 송금과 같은 절차를 밟으라는 요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핀테크 업체 그레잇은 애플리케이션으로 환전을 예약·신청하고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외화를 수령하는 서비스를 제공, 출시 1년여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일궜다. 가입자를 외국인으로 넓혀 사업을 확장하려던 그레잇의 계획은 외국인에 대해서는 국내 은행 계좌 개설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지침에 막혔다. 그레잇은 국내 은행 계좌 개설을 기반으로 환전을 하자면, 중계은행에 망 이용 수수료를 제공하는 기존 송금 서비스와 다를바가 없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국내서 포지티브 규제를 공고히 하는 법 개정이 줄을 잇는 가운데, 외국에서는 Maas(Mobility as a Service·이동 서비스)와 핀테크간 합종연횡 등을 기반으로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로 평가되는 스타트업)도 탄생하고 있다. ‘동남아의 우버’로 시작한 그랩은 택시 호출사업으로 시작해 각종 이동서비스 호출, 음식·택배 배송으로 영역을 넓히며 데카콘에 이르렀다. 파이낸스 분야에도 진출해 통합 결제시스템인 그랩페이, 그랩카드 등으로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일구는 이변을 내고 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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