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근교 오피스, 6%중후반 수익목표
KB증권이 삼성전자의 유럽사업 헤드쿼터로 사용되고 있는 런던 근교 오피스를 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 통상 증권사들은 부동산 자산을 총액 인수한 직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재매각(셀다운)에 나서지만, 이번 거래는 우선 직접 장기 보유할 목적으로 인수해 추후 상품 구조화에 활용하고자 추진됐다. 단순한 ‘총액인수 및 셀다운’ 형식에서 벗어나, ‘자본 투자형’ 증권사로서 제공 가능한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달 중순 영국 런던 근교 비즈니스파크 ‘힐스우드(Hillswood)에 자리한 삼성전자 유럽 본사 오피스를 단독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자산 가격은 약 1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400억원을 지분(에쿼티)으로 투자하고 나머지 60%는 현지 대출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목표수익률은 6% 중후반대다.
2000년대 준공된 이 건물은 일본계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텔라스‘ 등 주요 법인의 헤드쿼터로 사용되다가, 최근 대규모 리모델링을 거쳐 올해부터 삼성전자 유럽 총괄법인과 20년 임차를 개시했다. 그만큼 임대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다. 히드로 공항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해, 인근 한인 거주지역에서의 통근 또한 편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시청, 거킨빌딩, 애플 미국 신사옥 등 유명 건축물을 디자인한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건물로도 유명하다. 이번 거래는 증권사가 총액 인수한 뒤 단기간 내 셀다운을 목표로 하는 통상의 구조와는 달리, 처음부터 KB증권이 장기 보유할 목적에서 추진됐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증권사가 자기자본투자(PI)를 통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참여한 사례는 적지 않지만, 이번 사례처럼 IB가 주도해 발굴한 자산을 총액인수해 장기 보유하는 구조는 드물다. 그간 증권사 셀다운을 통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참여해 온 투자자들의 수요가 변화하고 있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차원일 수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국내 기관들은 ’총액인수 직후 셀다운‘이라는 천편일률적인 거래 구조를 받아들여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수수료 적정성이나 거래구조 다양성 등 아쉬움을 제기하고 있다”며 “런던 자산을 총액인수해 장기 보유하는 전략은 ’브렉시트 불확실성을 떨쳐낼 때까지는 리스크를 감당해 보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추후 지분 재매각 시 돋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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