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계약상 휴점을 마음대로 못하게 돼있다고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예외가 없다는 게 답답하네요.”
대구에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며칠째 손님 발길이 끊긴 점포를 지키고 있다고 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 발생한 영향이다. 생활비는 고사하고 임대료라도 낼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 마침 아르바이트 삼아 농사일을 거들어달라는 지인요청에 A씨는 임시휴업이 가능할지 가맹본부 측에 문의했다. 하지만 “정기휴무 외에 장기휴점 신청은 불가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거나 확진자 동선과 겹치는 경우가 아니고선 영업해야 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대개 계약 시 가맹본부가 정한 휴무일 외에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영업하도록 명시한다. B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인의 입원 치료와 직계가족 경조사 만을 휴무일로 한정한다. C 프랜차이즈는 주 7일, 월 30일 이상 영업해야 한다. 특별한 사유가 있을 시 본사와 휴업을 협의할 순 있지만 연속 3일 이상 휴업할 수 없다. 돌발 휴업이 잦을 경우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끼칠 뿐 아니라 브랜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다르다. 감염병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 중이다. 하룻밤 자고나면 확진환자가 100여명씩 쏟아져 나온다. 확진자가 무더기 나온 대구는 유령도시처럼 변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사람들이 붐비던 곳일수록 텅 비어만가고 있다.
식당이나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공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 피해점포를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만 한정짓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역과 업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매출이 평소의 90%가량 줄었다는 점포들이 수두룩하다. 이에 인건비 지출이라도 줄이려고 직원 없이 홀로 점포를 지키는 점주들이 늘고 있다. 일부 점주는 코로나19 사태에 지속 노출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에 평소 매출에서 일정 기간, 일정 기준 이상 줄었을 경우 임시 휴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공존을 위한 보다 유연한 상생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일부 프랜차이즈의 경우 확진자 동선 인근 지역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매장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휴점하는 등의 조치에 선제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또 가맹점들에 마스크 등 방역용품을 지원하고 전 매장 방역에 나서는 등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프랜차이즈들도 많다.
다만 계약 조항에 명시된 사항이라고 해도 국가적 재난 상황에선 예외를 적용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벼랑 끝에 내몰린 점주들의 고충에 보다 귀 기울이고 유연함의 미덕을 발휘할 때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함께, 더 오래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이르면 오는 28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도 보다 실질적인 금융 지원 확대 및 세금 감면 방안이 담기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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