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 “자금수요자별 맞춤형 지원, 시장 불안심리 확산 막고 경제주체간 소통·협업으로 추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금융당국이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100조원+α’를 투입한다. 1차 비상경제회의 이후 지원 대상을 중견·대기업까지 확대하고 보다 구체적인 금융시장 안정장치들을 제시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을 갖고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은 위원장은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지키는데 있어 금융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인 만큼 소상공인, 기업에 대한 충분한 자금 공급이라는 금융에 주어진 소명을 다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운을 떼며 브리핑을 시작했다.

이번 대책은 크게 ▷촘촘한 자금지원망 구축 ▷시장 불안심리 확산 방지 ▷경제주체간 소통과 협업을 토대로 한 실행 등 크게 세 가지 사항을 중점으로 추진된다.

우선 정책금융기관이 단기적으로 감내가능한 최대수준으로 자금 공급에 나선다.

은 위원장은 “지난 3월19일 발표한 29조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해 나가고,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우리 중소·중견기업들이 견뎌낼 수 있도록 산은, 기은, 수은, 신보 등 정책금융기관을 총동원해 29조원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대해서도 자구노력을 전제로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1차, 2차 대책을 합하면 총 58조원의 대출·보증이 공급된다.

다음으로 채권·주식 등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이 채권시장에서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기존에 조성키로 한 채권시장안정펀드 10조원을 즉시 가동하는 한편, 동시에 10조원을 신속하게 추가 조성해 총 규모를 20조원으로 확대한다.

은 위원장은 “2008년 글로벌 위기 당시보다 2배 수준으로 규모를 확대한 만큼 시장 불안심리를 완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이날 출자 금융회사로 구성된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3조원 규모의 1차 캐피탈 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4월초부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채권매입을 시작한다.

이미 발표한 신용보증기금의 회사채 발행지원 프로그램(P-CBO) 6조7000억원도 신속하게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의 여파가 실물경제 전반에 미칠 가능성에 대비해 지원대상도 중소·중견기업에서 대기업까지 확대한다.

원활한 회사채 차환발행을 위해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산은 등 정책금융기관의 우선 매입을 통해 4조10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이번 2차 대책을 통해 신규로 지원되는 규모는 1차 대책에 발표된 P-CBO 지원규모를 제외하더라도 총 24조1000억원에 이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

단기자금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증권사에 대해 증권금융 대출 등을 통해 5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정책금융기관이 2조원 규모로 우량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를 매입하면 총 7조원 규모가 지원된다. 채권시장안정펀드도 CP 매입을 할 수 있게 된다.

은 위원장은 “최근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등 일부 단기자금시장에서 거래가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안정적인 기업경영을 위해서는 필요한 단기자금을 적시에 조달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다각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5대 금융지주와 업권별 주요 금융회사 등과 10조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한다.

주식시장 전반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개별 주식이 아닌 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지수상품에 투자·운용한다. 1차 캐피탈 콜 규모는 약 3조원 내외가 되며, 4월초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개시할 계획이다. 그 전에 유관기관이 조성하기로 한 7000억원은 신속하게 투입한다.

정부도 금융회사의 투자 장애요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출자 금융회사에 대한 건전성규제 부담완화, 투자 손실위험 경감을 위해 세제지원방안도 마련중이다.

은 위원장은 “주식시장의 안정은 경제심리 안정, 기업가치의 유지, 그리고 일반국민의 자산증식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국민여러분들이 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우리 증권시장에 투자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과 국민들의 노력에 더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도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우리 경제와 주식시장의 저력을 믿고, 시장 안정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이같은 대책은 경제주체간 소통과 협업을 토대로 실행에 나선다.

은 위원장은 “금융당국 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과 합심해서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정책금융기관과 민간금융기관도 공감과 연대를 바탕으로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동참했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2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연합]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2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연합]

금융위는 23일 은행권과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했고, 25일에는 금투, 보험, 여전,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과 함께 적극적 협조를 결의할 예정이다.

은 위원장은 “정부는 현 상황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있고, 이를 타개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으며, 충분한 수단과 능력을 갖고 있다”며 “이번 대책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되, 지속적으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정책을 보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