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민들 야외활동 점점 증가

‘#거리두기 실패’ 해시태그도 등장

“안 지켜도 된다 군중심리 확산땐

정부의 통제효과 사라질것” 우려

정부, 19일로 거리두기 기간 연장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이 2주 연장되었지만 7일 오전 서울 불광천에는 마스크를 낀 채 걷거나 운동을 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박해묵 기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이 2주 연장되었지만 7일 오전 서울 불광천에는 마스크를 낀 채 걷거나 운동을 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박해묵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50명 아래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봄철 ‘대학가 미팅’, ‘벚꽃놀이’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일부 시민들의 모습에 비난이 쏠리고 있다.

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7명으로 집계돼 이틀 연속 50명대 이하를 유지했다. 앞서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우리 의료체계의 역량을 고려할 때 하루 평균 50명 이하로 확진 환자 발생이 감소한다면 큰 부담 없이 중증환자를 아우른 안정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지칭한 안정권에 도달한 셈이다.

그러나 동시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일부 시민들의 모습들도 포착되고 있다. 포근해진 날씨와 개화,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우울감 등이 시민들의 야외 활동을 부추긴 원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날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29) 씨는 “겨울이 지나고 봄이 돼서 날이 좋아져 오랜만에 여자친구를 만나 꽃놀이를 나왔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필요성은 충분히 인지하지만 집에만 있는 것이 답답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요받는 느낌이 없진 않다”고 덧붙였다.

육성필 한국심리학회 코로나19 특별대책위원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요즘 하루 24~25건까지 상담이 들어오는데, 격리돼 있고 자유생활을 못하는 것에 대한 불편감과 스트레스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나 감염병 예방을 위해 제한을 많이 하다 보니 사람들이 지치면서 확진자나 의심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무력하고 우울하다는 상담이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이른바 ‘4월 미팅 시즌’에 미팅 참석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다. 지난 5일 서울 유명 사립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이용자가 ‘이 와중에 미팅 나간다는 사람들 대단하다’ ‘상황 자꾸 악화시키지 말고 집에나 있지’라는 글을 게시하자 ‘사회적 거리두기 강요하지 말라’ ‘1월부터 이 지경인데 좀 나갈 수도 있지’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지엔 ‘#사회적거리두기실패’ 해시태그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회적거리두기실패’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은 총 968개로 ‘벚꽃놀이’ 등 야외 활동을 하며 찍은 사진과 이를 비난하는 게시물이 섞여 있다.

이날 오전 2시께 올라온 ‘#사회적거리두기실패’ 해시태그가 달린 야외활동 관련 게시물엔 게시 1시간 만에 ‘사회적거리두기실패 같은 해시태그 달지 말고 집에 좀 있어라’ ‘자랑이 아니다, 국가의 재난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학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답답하니까 돌아다니는 건 그렇다쳐도, 인생샷이 국가재난보다 중요한가’ ‘굳이 SNS에 (밖에 나가) 논 걸 올려야 하나’는 비난이 이어졌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28) 씨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패라며 글을 올리는 게 자랑도 아니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헬스장 같은 곳은 생계까지 포기하면서 문을 닫는데 그런 노력을 다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게 당연한 건데, 나가는 사람들이 이기적인 것”이라며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군중심리로 확산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상의 그러한 사진들을 보게 되면 나만 힘들게 지키고 있었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들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게 되면 그에 대한 군중심리가 생겨 정부의 통제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상현 기자, 신주희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