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현대HCN 저울질
딜라이브, 중장년 비중 크고, 매각가 높은점 걸림돌
현대백화점 알짜 자회사 현대HCN 실사 결과 관건
SKT, 딜라이브 인수 추진 나설지도 주목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KT가 딜라이브와 함께 현대HCN 인수를 검토하면서 유료방송업체 인수합병(M&A)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현대HCN은 딜라이브보다 가입자 수는 약 60만명 적지만 3000억원이 훌쩍 넘는 현금성자산을 확보한 알짜 매물로 꼽힌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가격까지 낮추며 매각 의지를 보이고 있어 KT의 선택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1일 M&A업계에 따르면 KT가 지난해 실사까지 마친 딜라이브 뿐만 아니라 올해 매물로 등장한 현대HCN 인수도 저울질하면서 또 한 번의 유료방송시장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KT는 올해 구현모 사장으로 수장이 바뀌면서 M&A 전략도 새 흐름을 타는 모습이다. 케이블TV 인수를 통한 미디어사업 덩치불리기를 넘어 합리적인 딜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 등으로 경쟁사들이 KT의 점유율을 바짝 따라붙으며 KT도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했다. 다만 합산규제 재도입, CEO 교체 등의 이슈로 딜라이브 인수는 성사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딜라이브의 높은 매각 가격도 인수 추진의 걸림돌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올 들어 현대HCN 매각으로 노선을 바꾸면서 KT의 움직임이 바빠지는 모습이다. 딜라이브와 현대HCN 중 한 곳을 인수해야 유료방송업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딜라이브 실사 당시 가입자가 장년층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점 등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현대HCN 실사 결과가 인수 성사의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HCN은 매년 매출 3000억원, 순이익 400억원 가량의 실적을 내고 있다. 서울 관악구, 서초구, 동작구 등 비교적 도시지역의 권역을 확보하고 있어 케이블TV 업체 중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축에 든다. 아울러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이 3587억원에 이르는 등 현대백화점그룹의 알짜 자회사로 성장해왔다.
문제는 가격이다. KT와 현대백화점그룹이 가격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합리적인 딜에 방점을 두면 매각 측의 희망가격을 맞춰주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HCN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오프라인 프리미엄 서비스에 중점을 두는 동시에, 핀테크 등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우면서 올해 승부를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수년간 매물로 나와 있는 딜라이브가 올해는 새주인을 찾을지도 주목된다. 업계는 KT 또는 SK텔레콤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업계 1위 CJ헬로 인수에 8000억원을 투입하며 또 다른 M&A에 나설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결국 KT가 현대HCN을 택한다면 SK텔레콤은 딜라이브 인수로 시장 2위 자리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M&A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 업체들은 가입자 이탈 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가치가 떨어짐에 따라 올해 승부를 보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지난해 M&A 시장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KT가 딜라이브, 현대HCN 중 어떤 곳을 택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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