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5일 만에 ‘생활방역’ 전환
시민들 “세부지침 대한 적극적 홍보 필요”
전문가 “수칙에 ‘창의적 활용’ 표현 애매”
“‘디테일’ 떨어져…아직 방심할때 아니다”
[헤럴드경제=윤호·신주희 기자] 오는 6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체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 방역)’로 전환된다.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것을 전제로 모임, 외출, 행사 등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시민들은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이 같은 희소식에 반가움을 표하면서도 “생활 방역의 구체적인 지침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사례처럼 집단 감염이 재발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가정의 달을 맞은 시민들은 4일 “모처럼 가족 모임이 가능해졌다”고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않겠다”며 조심스러움도 함께 나타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이모(39) 씨는 “어쨌든 생활 방역 시작은 6일부터이지 않나.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모임을 6~7일께 하루로 통합할 계획”이라며 “부모님을 집으로 초대해 케이크라도 자르며 입학식도 못한 초등학교 1학년 아들 입학을 축하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김모(43) 씨도 “매년 어린이날 아들과 찾던 야구장은 못 가게 됐지만, 어찌 됐든 (프로야구가) 개막하게 돼 반갑다. 치킨을 시켜 놓고 ‘집관(집에서 관전)’할 계획”이라면서도 “올해 ‘황금연휴’처럼 사람들이 나들이에 나서는 것을 부추기는 방침은 아닌지 겁난다. 집단 감염이 재발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세부 지침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장모(36) 씨는 “생활 방역의 정의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극장에서 한 칸씩 띄어 앉기’, ‘회사 회의 시 전화·영상 활용하고 필요하다면 최소 인원만 참여하기’ 등 세부지침을 겨우 찾아볼 수 있었다”며 “정말 중요한 것은 생활속 세부지침 아닌가. 이에 대한 홍보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생활 속 거리두기 세부지침’에는 ▷노래연습장에서 침방울이 튀는 행위나 신체접촉(악수, 포옹 등) 자제하기 ▷PC방에서 한 칸씩 띄어 앉고 출입 시 증상 여부(발열, 호흡기 증상 등) 확인·명부 작성 ▷결혼식 등 행사 시 탁자 사이를 가급적 2m(최소 1m) 이상 간격을 두고 식사 시간에는 한 방향 보고 앉기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침이 애매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 지침이 바뀐 것은 적절하다고 보고 있지만 집단 방역 기본 수칙에 ‘창의적 활용’이라는 표현이 있는 것은 의아했다”며 “상황별로 일일이 지침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알아서 하라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표현은 상당히 그럴듯하지만 디테일이 떨어진다. 무책임하다는 인상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환자가 10명 안팎이지만 아직 방심할 때는 아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의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향후 각자가 어떻게 실천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앞서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예정일을 이틀 앞둔 지난 3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제 국민들이 보여준 높은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이행하려 한다”며 “6일부터는 그동안 문을 닫았던 시설들의 운영을 단계적으로 재개하고 모임과 행사도 방역 지침 준수를 전제로 원칙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를 오가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거리두기에 따른 국민적 피로감을 고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45일 만에 생활 방역으로 전환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황금연휴 기간 18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 제주를 비롯해 전국 관광지가 나들이객으로 북적인 데다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거리두기를 소홀히 하는 모습이 포착돼 감염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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