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부회장 검찰 재소환

재계, 경영 올스톱 우려 목소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9일 오전 검찰에 재소환되자 재계 전반에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홍콩보안법 통과 등으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글로벌 그룹 총수가 사흘 만에 검찰에 소환되면서 그룹 전반의 경영 전략이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9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이날 오전 8시께 이 부회장을 피고인 신분으로 불러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두고 불거진 각종 불법 의혹과 관련해 그룹 미래전략실 등과 주고받은 지시·보고 내용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26일 첫 조사에서 이 부회장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7시간의 조사를 마친 후 사흘 만에 이 부회장을 다시 부르며 막바지 수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사상 초유의 글로벌 경제 위기 속 현장경영을 이어가던 와중에 소환이 재차 이뤄져 국내외 경영활동이 올스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와 학계는 공통된 목소리로 일주일에 그룹 총수가 두 번이나 불려가게 되는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소환의 시기 또한 크게 아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워낙 기업에서 최고경영자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인식이 부족하다”며 “만약 기소라도 되면 삼성그룹이 멈춰서게 되고, 그 영향은 한국 경제에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연 건국대 교수(법학과)는 두번째 소환과 관련해 “중요한 것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이미 조사한 것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재소환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일반인에게서 그런 경우는 없어서 수사가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신동엽 연세대 교수(경영학)도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등 심각한 경제적 상황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 사회적 상황 속에서 합리적으로 꼭 필요한 소환인지 시의성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천예선·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