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지난해 타계한 고(故) 최인호 작가의 장편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가 영문번역돼 14일미국에서 출간됐다고 여백미디어가 이날 밝혔다. ‘Another Man‘s City’라는 제목의 영문번역서는 미국에서 해외문학 전문 출판사인 달키(Dalkey Archive Press)가 발간하는 한국문학전집 가운데 14번째 작품이다.
오랫동안 한국현대문학을 영어권 국가들에 소개하는 데 힘써온 부부 번역가 브루스 풀턴(Bruce Fulton)과 주찬 풀턴(Ju-Chan Fulton)이 번역을 맡았다. ‘카프카의 우화를 연상케 하는 매력적인 작품’ ‘현대인의 삶과 정체성에 대한 흥미로운 탐구’라는 것이 현지의 평가라고 출판사는 전했다.
최인호가 2011년 출간한 장편소설인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지금까지 자신이 믿어왔던 모든 실재가 갑자기 뒤틀리고 붕괴되는 것을 경험한 주인공 K가 또 다른 실재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려냈다. 현대인이 맺은 수많은 ‘관계의 고리’의 부조리함을 고발하고 진정한 구원의 가능성을 탐색해가는 작품. 오랫동안 ‘길 없는 길’과 같은 구도소설, ‘상도’ ‘제왕의 문’ ‘제4의 제국’과 같은 선굵은 대하역사소설 집필에 전념하던 작가가 현대소설로의 회귀를 선언하며 발표한 첫 작품이자, 2013년 타계한 작가의 마지막 장편소설이다. 특히 작가가 생전 항암치료로 빠진 손톱에 골무를 끼고 구역질을 참기 위해 얼음조각을 씹어가며 매일 30매씩 손으로 써서 2개월 만에 완성해낸 작품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2011년 동리목월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책의 공동번역자인 브루스 풀턴은 캐나다에서 태어나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한국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에서 한국현대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유학시절 만난 한국인 아내와 1979년 결혼한 이후 공동 번역 팀을 이뤄 황순원의 ‘움직이는 성’,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오정희의 ‘불의 강’ 등을 비롯한 다양한 한국 현대문학 작품들을 영어로 옮겨왔으며, 현재 컬럼비아대학교 동양학부 교수로 한국문학과 문학번역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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