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대출한도 직접규제 대신

용도제한 총량관리 등에 무게

공무원 등 한도축소 집중검토

당장이라도 신용대출 관리대책을 꺼낼 듯했던 정부가 한발 물러섰다. 대신 은행들의 자율관리를 주문했다. 추석 연휴 직전에 정리될 9월치 가계대출 현황까지 살핀 뒤 다음 단계를 논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저마다 여신 포트폴리오 특징에 맞춘 자율관리 계획을 다듬고 있다.

24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신용대출이 올해 빠르게 늘었지만 실제 가계대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는 금리가 떨어지고 코로나19 국면에서 유동성 푼 것이 (가계대출 확대로) 작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열린 22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가계대출 불안요인이 지속될 경우 필요한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선 “당장 대책을 내놓진 않겠으나 10월 상황까지 지켜보고 대응하겠단 일종의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지침)”이라고 했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을 아우른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는 올 1~2분기 평균 4.9%다. 주담대 광풍이 불었던 2016년(11.6% 증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 은행 여신담당자는 “큰 틀에서 방향을 ‘한도 관리’로 설정했다”면서 “대출금리도 최저 수준에선 벗어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량관리는 비(非)생계자금 목적 대출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증시나 주택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자산버블’을 유발하는 연결고리로 의심되는 대출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지난달 은행권 신용대출 취급 현황을 심층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체 신용여신 가운데 최소 60% 가량은 순수 생활자금 목적으로 추정하고, 나머지 일부가 투자 목적으로 자산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봤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차주의 상환능력 심사를 면밀하게 진행하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사 입장에선 대출과정에서 고객이 자금 사용처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신청 단계에서 자금목적을 묻긴 하지만 으레 생활자금으로 체크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은행은 우량고객으로 분류되는 고객군을 겨냥한 관리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공무원, 교직원 등이 거론된다. 우량고객이란 배경을 바탕으로 복수의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이들에 캡(cap)를 씌우는 방식이다.

A은행 고위관계자는 “특정 직업군 가운데 소득 대비 부채 규모가 일정 수준 넘는 사례를 관리하는 방안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