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 거래규제 완화
사모펀드·파생상품 허용
美견제로 기업 ‘U턴’ 늘어
자체 금융시장 육성 필요
중국이 그동안 엄격하게 걸어뒀던 자본시장의 빗장을 푸는 이유는 ‘세계의 공장’을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중심이 되기위해서다. 아무리 제조업이 발달해도 금융 없이는 글로벌 최강국이 될 수 없어서다. 날로 심해지는 미국의 견제를 이겨내기 위해서도 자체 금융시장을 발전시킬 필요가 크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인민은행·외환관리국은 오는 11월 외국인 투자 규정을 개정한다. 해외투자자가 본토 증권에 투자할 때 필요한 자격인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와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RQFII)를 통합한다. 접근요건을 완화하고 심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QFII는 외화로 중국인 투자전용 주식(A주)을 거래할 수 있는 자격이다. RQFII는 외화가 아닌 중국 외에서 조달한 위안화 자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외국인 투자기관을 가리킨다.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대상도 넓힌다. 중소기업 전용 장외시장인 신삼판(新三板) 거래를 허용하고 사모펀드와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에도 길이 열린다.
중국의 자본시장 규모는 주식(2018년 기준)과 채권(2019년 기준) 모두 세계 2위다.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 비중(2017년말 기준)은 주식 2.4%, 채권은 1.6%로 초라하다. 규제 탓이다.
중국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QFII나 RQFII ▷3대 기관(중앙은행·위안화결제은행·위안화결제참여은행) ▷후강통(沪港通, 상하이-홍콩 증시 교차거래제)·선강통(深港通, 선전-홍콩 증시 교차거래제) ▷은행간채권시장(CIBM) ▷채권통(债券通· 홍콩 결제시스템을 이용해 중국 본토 채권시장 딜러들과 거래하는 방식) 등을 통해서만 주식과 채권 거래가 가능하다.
중국은 지난 2016년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신외자정책을 결정하고, 이후 후속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4월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에서는 시진핑 주석에 이어 이강 인민은행 총재가 금융시장 대외개방 3대 원칙과 12개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견제로 미국에서 자본조달에 제동이 걸린 중국 기업들이 본국에서라고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서도 개방은 중요하다. 세계 2위 경제 규모에 걸맞는 금융시장을 키우는 자체도 경제에 꼭 필요하다. 현재 중국이 쌍순환 정책으로 내수 중심의 자립경제 노선을 천명한 상황에서 해외 자본이 원활히 유입돼야 자국 내 활발한 투자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이 달러를 무기화하는 데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위안화 국제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금융시스템 선진화가 중요하다.
2017년 이후 미국이 중국과의 양자협상에서 자본 시장 개방에 대해 강력히 요구한 것 역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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