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2일 매출 전년동기比 13% 감소
가격 경쟁력 확대 원인…맛 등도 한계로
‘가성비’를 앞세워 주류시장에 뛰어든 발포주가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 올 초 주세법 개정을 계기로 맥주시장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소비자 선택권이 보다 폭넓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4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달 1~12일 발포주(‘필라이트’, ‘필굿’)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간(2019년 10월 3일~14일) 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포주는 최근 편의점 캔맥주 판매 상위권에서도 밀려났다. 편의점 A사가 1~11일 기준 맥주 500㎖ 캔 제품 매출 순위를 분석한 데 따르면, 전년 동기간 10위에 올랐던 ‘필라이트 후레쉬’ 캔이 올해는 15위까지 떨어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올해 필라이트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발포주는 맥주의 주원료인 맥아(麥芽) 함량이 10% 미만인 술이다.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와 오비맥주의 필굿이 대표적인 발포주 브랜드다. 발포주는 주세법상 ‘맥주’가 아닌 ‘기타주류’에 속하기 때문에 부과되는 세금이 일반 맥주보다 낮다. 따라서 판매가도 일반 맥주의 절반 가까이 저렴한 편이다. 편의점 기준 1개당 1600원 수준이다.
국내 발포주 시장은 하이트진로가 2017년 필라이트를 내놓으며 본격 열렸다. 이후 하이트진로는 매년 필라이트 후레쉬, ‘필라이트 바이젠’ 등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필라이트는 출시 3년 2개월 만에 9억캔이 판매됐다. 오비맥주도 지난해 1월 필굿을 내놓으며 발포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발포주는 가정용으로만 소비된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외부활동이 줄어 가정용 시장이 커진 것을 감안하면, 발포주 성장세 정체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기존 주류 판매는 업소용과 가정용이 5대5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가정 내 소비가 늘면서 4대6 수준으로 역전됐다.
특히 올해는 기존 발포주 브랜드들이 각각 신제품을 내놨고, 무학(크로코 리얼프레시)까지 시장에 가세하면서 라인업도 더 확대된 상황이다.
업계에선 올해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4캔 1만원’ 상품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맥주 과세 체계가 종가세(가격 기준)에서 종량세(용량 기준)로 바뀌면서 원재료비가 높던 수제맥주의 세금 부담이 줄었다.
이에 기존 4000~5000원대 수제맥주를 4캔 1만원에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제맥주 업체들이 홈술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대거 쏟아내면서,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된 점이 발포주 소비를 주춤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또 다양한 맥주를 접하면서 소비자 입맛과 취향이 고급화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발포주가 기존 맥주 수요를 흡수하기엔 다소 밍밍한 맛 등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술을 즐기는 문화가 정착하면서, 가정 내 맥주 소비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홈술 트렌드가 맛있는 술을 적당량 즐기는 쪽으로 가고 있다보니, 발포주의 경우 일반 맥주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고 인식되는 것이 수요 확대에 있어 한계 지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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