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정성 부각
절대수익률 높고
환차익까지 제공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한국 국채가 ‘무역전쟁의 깜짝 승자(Trade War‘s Surprise Winner)’다”
미·중 무역분쟁이 고조되던 2018년 여름 블룸버그의 보도 내용이다.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안정성이 돋보이는 한국 국채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몰린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다. 올 들어 코로나19 대유행에도 ‘K-방역’의 성과가 두드러지면서 한국 채권에 투자하겠다는 글로벌 자금의 줄은 더 길어지고 있다. 정부도 내친김에 “선진 국채시장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로 정책 과제까지 발표했다.
▶韓국채, 팬데믹에서의 승자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올 1~8월 사이 외국인의 상장채권 순투자(순매수-만기상환) 규모는 25조6000여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순투자액(약 9조2000억원)을 크게 웃돈다.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 가운데 80% 정도가 국채다. 기획재정부 통계를 보면 외국인의 국채 보유 잔액은 151조원(9월 말 기준)이다. 10년 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인기 비결은 복합적이다. 우선 수익률(Yield)이 높다. 최근 국고채 10년물 수익률은 1.5%대다. 한국과 국가신용등급(무디스 기준)이 같은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 벨기에 등은 마이너스 수익률과 비교된다. 다른 주요국들도 0%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외환시장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환차익을 기대할만한 상황이다. 올해 1·2분기에는 원달러 스와프레이트의 역전폭이 크게 확대됐다. 스와프레이트가 마이너스 상태에선, 달러 투자자들은 스와프 거래에 따른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수일 NH-아문디자산운용 채권운용부문장 “차익거래 유인이 커지면서 3월 외국인의 2년 이하 원화채 순매수 만기가 전체의 70%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쏟아질 물량…소화가 관건 = 당초 정부는 올해 130조원 가량의 국고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국면에서 4차례 추경을 거치며 국채 발행량은 170조원을 넘어섰다. 내년에도 173조원 규모로 국채를 찍을 계획이다. 관건은 투자자 확보다.
우선 내년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재정정책 규모가 중요하다. 예상보다 강한 재정정책이 펼쳐진다면 자국 시장 채권 매수 여파로 한국 채권 매수 여력은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국내 자금 유치를 위한 장치를 선보였다. 내년부터 발행될 2년 만기 국채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개인투자자의 국채 투자 비중은 0.07% (2019년 말 기준)로 주요국과 견줘 크게 낮다. 정부는 국채 금리에 30~60%의 가산금리를 얹어주고, 이자소득에 대한 분리과세와 이자소득세 면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장기투자를 위한 절세상품으로 부각할 수 있다”며 “다만 투자 시점에서의 금리 상황 등에 따라 시장반응을 엇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세계국채지수(WGBI) 가입을 위한 사전 검토에도 착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지난 2009년 가입을 시도했지만 무산됐었다. 가입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패시브 채권 자금의 대대적인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은 최근 WGBI에 가입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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