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 지난달 10월28일부터 3일간 한국프로골프(KPGA) 챔피언스투어 메이저 대회인 창원아이에스산업개발 제 24회 KPGA시니어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총상금 1억5천만원의 시니어 정규투어이고 석종율 프로가 3라운드 10언더파 206타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1, 2라운드는 예선 라운드였고 3라운드인 파이널 라운드에서 석종율 프로는 이글과 버디를 섞어 6언더파의 기염을 토했다.우승자를 비롯한 선두권 외에 이번 대회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스코어가 있었다. 예선 2라운드 동안 꼴등으로 컷오프된 스코어, 40오버파의 스코어다. 2라운드 동안 40오버파 스코어이니 평균 라운드 92타를 기록한 선수의 스코어였다.꼴찌를 기록한 양찬국 프로는 1일차 89타, 2일차 95타를 이틀 동안 기록하며 40오버파로 컷 오프됐다. 같은 KPGA 시니어 투어 프로 소속으로 동료가 언더파로 선두권 경쟁을 할 때, 같은 코스에서 같은 시간대에 40오버를 친 것이다. 씩씩하게 기권도 안하고 라운드를 마쳤다.대회의 기록인 스코어는 프로에게 영원히 기록되는 역사이다. 대회의 스코어가 80개를 넘어가는 시점이 되면 기권하는 프로가 종종 있다. 자신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스코어를 기록할 바에는 기권으로 스코어를 남기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꼴찌라지만 그의 스코어가 눈에 확 들어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대회 이틀간의 예선 라운드에서 꼴찌를 기록한 양찬국 프로는 시니어 투어 프로이면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후학을 지도하는 티칭프로이다. 칼럼을 쓰기에 앞서 라운드중인 양프로와 통화를 했다. 실명과 스코어를 오픈해도 되겠느냐고.“당연히 해도 됩니다. 제 스코어고 제 역사인데요. 핑계를 좀 대자면 제가 고엽제 환자인데 한번 도지면 가려움이 엄청 납니다.”잠시 먹먹해졌다. 손가락만 조금 아파도 핑계 삼아 100개도 치는 게 골프인데. 이틀 동안의 라운드에서 40개 오버파를 치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창피했을 텐데 누가 스코어라도 보면 골프 지도하는 데 지장은 없을까 걱정도 되었을 텐데. 굳이 기권도 안하고 악착같이 쳤을까. 어차피 평생 칠 골프인데.양찬국 프로의 속내까지 알 수도 없고 그리 알 필요도 크게 느끼지 않지만 한 골퍼의 역사를 보게 된다. 그는 분명 올해 언더파도 쳤을 것이다. 그리고 근 100개도 치는 게 골프다. 명색이 투어 프로가 대회에 선수로 참가해 90대를 치면서도 포기안 한 그에게서 아름다운 꼴찌의 모습을 본다. 인생이, 삶이 어렵다고 기권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것처럼 라운드를 완주한 그에게 찬사를 보낸다, 평소 존경하는 정치학 선배 교수로부터 ‘인생이 역사’라는 말을 들었다. 골프 프로에게는 골프가 역사이다. 영광의 라운드가 있는가 하면 치욕의 라운드도 있는 것이고, 이를 모아 놓으면 골프의 역사이다. 진퇴가 있고 부침이 있으며 굴곡이 있고 리드미컬한 것이 바로 우리 삶이고 골프다. 다시 한번 양찬국 프로에게 경의를 표하고 글을 허락함에 감사를 표한다. 글 정헌철(골프이론가)* 필자는 천리안 골프동호회 시절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골프를 통해 사람을 만나고, 골프 강의를 하고, 직접 클럽도 제작하면서 골퍼로서의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전문가입니다. 다양한 경험과 연구를 통한 전문 지식을 통해 골프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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