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0명·비대면 선거 ‘난관’

‘정보공개동의율’도 낮아 첩첩산중

11월은 각 대학의 총학생회장 선거로 분주한 달이지만 서울 주요 대학들은 총학생회장 선거 입후보자를 내지 못해 내년 학생 대표자 자리가 공석이 될 전망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학생회 구성이 산 넘어 산이다”며 학생 사회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대학가에 따르면 제62대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는 후보 등록 일정을 한 차례 연장했으나 끝내 입후보자가 없어 지난달 28일 결국 무산됐다. 서울대는 선거 세칙에 따라 내년 3월에 재선거를 치른다.

한국외대와 한양대 역시 예비후보 등록자가 나타나지 않아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됐다. 한양대 서울캠퍼스에서 개교 이래 총학생회장 입후보자가 없었던 것은 지난해 선거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에 재학 중인 3학년 김모(25)씨는 “코로나19 여파가 컸다”며 “비대면 수업 등으로 학생 사회가 ‘올스톱’되니 학생들도 (총학생회장)후보자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총학생회 구성에 실패한다면 장기적으로 학생들의 목소리가 작아지고 학교 본부의 입김이 세진다”며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 같은 학내 조직도 아직은 운영되고 있지만 이런 단체들마저 작아진다면 학생 사회가 축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염 예방을 위한 비대면 선거를 치르는 일부 학교에서는 절차상 장애물이 늘었다. 이화여대는 이달 25일부터 총학생회장 선거를 비대면으로 치른다. 온라인 투표 참여를 위해 사전 정보제공 동의가 필수적이나 참여율이 저조해 투표가 가능한 재학생 수가 적어질 전망이다.

이화여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온라인 투표를 위한 정보공개 동의 참여율은 62.0%에 그쳤다. 이화여대 선관위는 이달 15일까지 사전 정보제공 동의 기간을 한 차례 연장했지만, 참여율을 이날까지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화여대 선관위 관계자는 “온라인 선거를 위한 정보공개 동의를 하지 않으면 투표가 불가능하다”며 “안정적 선거 진행을 위해서는 학내 구성원 70% 이상의 정보제공 동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총학생회장 선출에 실패한 고려대는 지난 4월 총학생회 선거에서도 총학생회장을 선출하지 못했다. 투표율이 28.24%에 그쳐 정족수인 학내 구성원 3분의 1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 당시 선거에서도 정족수를 넘기지 못해 투표 기간을 연장했지만 학생회 구성에 실패했다. 현재 고려대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유지 중이다.

이와 관련, 김수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2000년대부터 학생 사회가 각자도생·파편화되는 경향에 더해 올해에는 코로나19가 한몫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2·3학년들이 1학년들에게 학교 생활 적응 방법, 학내 조직 운영 역할을 학습시키며 자연스럽게 학생회 공동체로 끌어들였는데, 올해에는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시대 이후 공동체·사회 조직이 파편화되는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이에 따른 조직의 새로운 운영 방식과 유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신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