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자급화, 국가정책·산업기반 구축 선행돼야 가능”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내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은 사상 최대인 27조원에 육박하지만 코로나19와 신종 감염병 대응 예산은 4300억원가량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백신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R&D에 대한 합리적보상 등 국가의 정책적 지원과 산업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백신 자급화를 실현할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초의학 인재 양성 시스템 구축에도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 정부 R&D예산은 27조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3%(3조1000억원) 늘어난다. 정부 R&D 예산이 두 자릿수 증액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2019년 20조9000억원으로 처음 20조 원을 돌파한 후 지난해 24조5000억원(전년대비 17.3%↑)으로 대규모 증액이 이뤄졌다.
이 중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임상지원 1314억원 등 코로나19와 신종 감염병 대응 연구 예산은 4300억원에 부과하다. 이는 코로나19로 지난해에 비해 거의 두 배(96%)가량 증액된 것이다.
반면 모더나 백신 개발에 참여한 미국국립보건원(NIH)은 27개의 연구소와 연구센터로 구성돼 연간 33조원의 연구비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만 2조원가량을 투자한다.
또 기초의학에 대한 기초체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당장의 예산 투입만으로 백신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기초의학자는 인체 기능부터 바이러스, 질병 치료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전문 의학 연구자다. 통상 미생물학·병리학·예방의학·해부학 등 8개 분야가 기초의학으로 분류된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의 ‘2016년 기초의학 활성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전국 41개 의과대학의 기초의학 분야 전임 교수는 1298명이다. 이 가운데 의사 면허를 소지한 기초의학자는 30~40명뿐이다. 반면 환자 진료 분야에 해당하는 임상의학 전임 교수는 2010년 8748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기초와 임상의학 사이의 불균형 원인으로 임상의사 양성 위주의 의대 교육과정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대한기초의학협의회가 발간한 ‘2015년 기초의학백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기초교실별 개설되는 이론 강좌 수는 평균 2.6개였다. 실기 강좌는 개설되지 않는 곳이 다수였다. 기초의학을 배울 수 있는 수업 자체가 의대 내 없는 셈이다.
강진한 가톨릭의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제21호 정책보고서(KPBMA Brief)에 실은 ‘백신주권 확립의 길’이라는 글에서 “선진국은 자국민을 위한 3차 방위산업 개념과 미래 바이오산업으로 백신 회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면서 “백신 산업화는 민간 위주가 아닌 국가정책과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소장은 산업계를 향해서는 인력과 역량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백신 자급화를 위해 백신 개발 능력이 있는 인력과 백신 인프라 설계 역량, 임상 체계 구축, 마케팅 전략과 사업기반 등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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