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오픈뱅킹 시작
보험, 은행·증권과 달리 수신·결제 기능 없어 ‘수요 낮아’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자신이 보유한 모든 금융 자산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단 ‘보험’은 예외다. 상품 특성상 수요가 낮다는 게 그 이유다. 현재로선 내년에도 오픈뱅킹을 통해 보험 계약을 관리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23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픈뱅킹 서비스는 지난해 12월 은행업권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달부턴 농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과 우체국, 증권사도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카드사도 합류할 예정이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모바일 앱으로 여러 금융 계좌를 결제·송금까지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사 간 경쟁을 촉진하고, 고객의 편의를 개선한다는 장점이 있어 영국서 2018년 처음 시행한 후 싱가포르, 홍콩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누적 가입자만 5900만명, 계좌 9600만좌에 이른다.
본인이 가진 모든 금융자산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됐지만 '보험'은 예외다. 현재까지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에 오픈뱅킹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을 뿐더러 협회 차원에서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보험업권에서 참여 의사를 밝히거나 문의가 온 것은 없다”며 “참여를 강제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전했다.
보험사 입장에선 오픈뱅킹에 참여해 거둘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수신이나 지급결제 기능이 없고, 계약된 보험 상품을 수시로 조회해야 할 필요성도 낮다. 이미 생명·손해보험협회에서 운영 중인 ‘내보험찾아줌’ 웹사이트에서 모든 보험계약을 조회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입해야 할 망, 시스템 구축 비용 대비 보험사·고객의 효용이 크지 않다”며 “내부서도 아직 오픈뱅킹 서비스를 검토하자는 의견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향후 보험업권도 오픈뱅킹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오픈뱅킹은 원래 수신계좌가 있는 경우에 한해 서비스하는 게 원칙이지만 카드는 예외적으로 결제 등 업무서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보험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어도 내년에는 오픈뱅킹을 통해 모든 보험계약을 관리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통상 논의를 시작한 시점부터 실제 서비스까지 1년가량 소요됐다. 참가기관 규약 개정, 시스템 구축 등 절차가 필요하다.
당장은 아니라도 향후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선 오픈뱅킹에 참여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신규 보험 계약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보니 현재까진 오픈뱅킹에 대한 수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건강관리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모델을 만들면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위해 오픈뱅킹 서비스를 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연구원이 지난 4월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픈뱅킹 만족도는 71%에 달했다. 타행 이체 시 송금수수료 무료, 타행 거래내역 조회 등 기능을 장점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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