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우주·달은 또 하나의 ‘와일드 웨스트(Wild West)’라는 진단이 전문가 사이에서 나온다. 17세기 미 서부 개척 시대처럼 영토확장과 일확천금을 노리고 거친 이권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달은 그만큼 매력적인 목적지다. 달 표면에 있는 얼음은 수소와 산소로 변환해 로켓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희토류(rare earth) 매장량도 많다는 추정이다. 휴대전화, 배터리 등의 핵심 재료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90%를 차지한다.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는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달을 정조준하고 있다.
우주산업은 2040년까지 수조달러 규모로 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 정부출판국의 정보사이트 거브인포(govinfo)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말기에 나온 한 보고서는 “우주 채굴 등을 통해 이익을 내기까진 수십년 남았지만, 미래 우주산업 부상을 위한 근간을 지금 세울 가치가 있다”고 했다.
여기에서 지적한 ‘근간’은 게임의 규칙 정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규칙은 여러 차례 변주과정을 거쳤다. 허점이 많아 미·중간 충돌 여지가 다분하다.
1967년 발효된 우주개발에 관한 국제규정인 유엔외기권우주조약(우주조약)은 어떤 나라도 우주에서 주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1979년 채택된 유엔달협약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우주자원의 개인·상업적 소유권 주장이 가능하다고 해놔서다. 2015년 미 의회는 상업우주발사법을 개정해 미 시민에게 우주에서 채취한 물질을 소유할 권리를 부여했다.
하이라이트는 아르테미스 협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발표했다. 2024년까지 여성 우주비행사를 최초로 달 남극 부근에 착륙시킨다는 목표에다 달의 상업적 이용에 관한 내용도 담고 있다.
주목할 건 이게 양자협정이란 점이다. 서명국은 다자협정이 없어도 우주에서 미래의 상업적 이익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달에서 채굴한 희토류를 협정 당사국만 판매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중국으로선 강 건너 불구경할 수 없는 꼴이다.
전문가들은 아르테미스 협정이 중국을 포함하는 걸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엔을 우회했다고 본다. 미국의 법 조항도 2011년 이후 우주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이 중국과 협력하는 걸 제한하고 있다.
앤 마리 슬로터 스탠포드대 교수는 “중국을 고립시켜선 달의 남극에 있는 중요한 땅을 둘러싼 영토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아르테미스 협정과 거리를 두고 우주에서 상업활동을 규율하는 명확한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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