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살얼음판인 미국과 중국 간 각축(角逐)의 장이 우주, 특히 달로 확장할 수순이라는 관측이다. 불화(不和)의 전선이 넓어지는 건 중국의 우주 탐사 능력이 첨단화해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서 판을 규율할 규칙을 마련하지 않으면 낭패가 불가피하다는 경고등이 점멸한다. ▶관련기사 5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채근하는 중국은 2019년 달 탐사선 창어 4호를 달의 남극 부근 뒷면에 착륙시켰다. 인류가 가본 적 없는 지점이어서 충격을 줬다. 창어 5호는 작년 말 달의 흙 표본을 싣고 지구로 귀환했다. 미국·구 소련에 이어 달 샘플을 갖고 온 세번째 국가가 됐다.

우주 관련 최강국을 자부하던 미국으로선 긴장할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주군을 창설하고 2024년 인간을 달에 다시 보낼 계획(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발표했지만, 넋놓고 있다간 중국에 선수를 빼앗길 수 있다.

누가 먼저 우주·달에 발을 디뎠는지를 따지는 ‘선착순’과 천체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기로 한 54년 전 유엔우주조약은 사실상 사문화했다.

‘무주공산’인 달이지만, 노다지여서 상업적 활용을 놓고 충돌 가능성을 키운다.

앤 마리 슬로터 프린스턴대 교수는 “우주에서 경쟁의 다음 단계는 달에 채굴기지를 세우는 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행정부가 우주·달에 관한 명확한 선을 조기에 긋기엔 미·중 사이에 걸린 이슈가 다층적이다. 인권·지식재산권·무역과 관세 등 우선적으로 조치할 발화점이 산재해 있다. 바이든·시진핑간 통화도 ‘전략’이라는 이유로 시점조차 예측불허로 만드는 기싸움이 전개되는 판국이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