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CT5
CT5는 경쟁이 치열한 미드사이즈(mid-size) 시장에 캐딜락이 던진 승부수다. 세련된 외관에 최첨단 안전보조장치와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선택사양을 대부분 탑재했다. 출력이 다소 아쉽지만, 경쟁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한 매력을 지녔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외관은 캐딜락의 차세대 디자인 철학인 ‘에스칼라 콘셉트’를 충실하게 따랐다. 유려한 패스트백 라인을 따라 브랜드 정체성을 상징하는 굴곡이 멋지다.
주간주행등(DRL·Daytime Running Light)은 날렵하게 다듬어져 세련됐다. 시승한 차량인 스포츠 트림엔 검은 색을 덧칠한 스포츠 매쉬 그릴이 탑재됐다. 범퍼 부분은 면이 아닌 가로 선이 강조된 파츠로 마무리했다. 완전한 일자가 아닌 뾰족하게 디자인한 후면 범퍼도 인상적이다.
외부로 얇은 조명이 들어오는 도어 핸들은 안쪽에 숨은 버튼을 눌러 작동한다. 후진 때 유용한 조명등은 후면 하단에 배치했다. 스포티한 외관에 어울리는 19인치 알로이 휠과 리어 스포일러도 특징이다. 고리타분한 과거 모델에서 벗어나 젊은 감각을 부여하려는 캐딜락의 의지가 엿보였다.
전장과 전폭은 각각 4925㎜, 1885㎜다. 콤팩트와 중형 세단의 사이에 둘 수 있다. 시중에 출시된 준중형보다 크지만, 중형보다 약간 작다. 하지만 실내 공간은 아쉽지 않았다. 2947㎜에 달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 덕이다.
1열의 스포츠형 시트는 여러모로 훌륭하다. 조절 가능한 사이드 볼스터와 요추 받침은 물론, 소소한 안마 기능까지 갖췄다. 통풍과 온열도 3단계로 작동한다. 보조석 역시 운전석과 동일한 사양으로 만족감이 높다.
완전한 디지털 클러스터는 아니지만, 글자와 각종 경고 표시등은 큼직하고 시원하다.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아날로그 바늘의 정확성도 높은 신뢰를 줬다. 고급 사양에서만 봤던 디지털 룸미러는 야간 시인성에도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좁은 시야각엔 적응이 필요했다. 사이드 미러의 크기가 작은 데다 운전석 쪽엔 확대경이 적용돼 사각이 존재했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10인치를 채용했다. 경쟁 모델 대비 아쉬운 크기지만, 실제 보면 충분한 역할을 해낸다. 반응도 기대 이상으로 빠르다. 조작할 수 있는 메뉴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아쉽다.
2열 거주성은 여유롭다. 1열 시트와 무릎 사이에 주먹 두 개가 들어갈 정도다. C필러를 지나는 풍절음이 두드러지지 않으며 승차감도 적절하다. 옥에 티는 시트 길이다. 앉기 좋게 각도를 조절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시트 길이가 짧아 허벅지를 온전하게 지탱하지 못한다. 스피커는 보스의 프리미엄 트림인 보스 퍼포먼스 시스템를 탑재했다. 입체감은 떨어지지만, 선명도만큼은 수준급이다. 노이즈 캔슬링 시스템과 맞물려 원음 그대로를 살려준다. 풍부한 저음을 선호한다면 순정 그대로 만족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트윈터보 엔진과 10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5.7㎏·m다.
가속감엔 물음표가 남는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무거운 차체를 엔진이 효과적으로 밀어주지 못한다. 스포츠 모드로 설정해도 마찬가지다. 승차감은 단단하다. 미국차 특유의 성향보다 독일 브랜드의 경쟁 모델을 닮았다. 1/1000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agnetic Ride Control)이 탑재됐으나 댐핑 영역이 짧다. 코너링과 고속 주행에서 장점이지만, 요철이나 장애물을 넘을 땐 충격을 피할 수 없다. 불쾌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푹신한 승차감을 원하는 운전자에겐 추천하지 않는 세팅이다.
시승을 마친 이후 계기반에 기록된 연비는 캐딜락의 공인 연비(복합 10.2㎞/ℓ)를 웃돌았다. 특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충분히 활용한 고속 구간에선 최고 연비가 16.1㎞/ℓ로 나타났다.
CT5의 가장 큰 경쟁력은 판매가격이다. 프리미엄 럭셔리가 5428만원, 스포츠가 5921만원이다. 프로모션을 활용하면 경쟁 모델보다 진입 장벽은 더 낮아진다. ‘슈퍼 크루즈’의 부재로 국내 모델엔 차로유지보조 기능이 제외됐으나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사양이 탑재됐다. 미국 브랜드의 감성보다 차의 기본기를 추구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하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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