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추가 상승 시 고평가주 다시 조정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국내외 증시가 이번주 예정된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채권금리가 변동하면 증시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6∼1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번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어떤 입장 변화를 나타낼지에 따라 시장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최근 한 달 새 세계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외환시장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겪어야 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성장주들이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지난해 150%라는 기록적인 수익률을 거둬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미국의 ‘아크 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ARK Innovation ETF)’는 고점 대비 30%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테슬라도 올해 고점 대비 30% 넘게 빠졌다가 최근 낙폭을 일부 회복한 상태다.

올해 초 일부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자산매입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 가능성을 입에 올린 이후 미국 국채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2월 초 연 1.0% 선이었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 달여 만에 연 1.6% 언저리로 뛰어오른 상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출구에 대해 얘기할 때가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물가 상승 조짐이 나타나면서 연준을 향한 시장의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고 있지 않은 분위기다.

시장에선 연준이 점도표 공개를 통해 조기 기준금리 인상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이 생각하는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차트다.

연준은 앞서 공개한 점도표에서 2023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채를 팔고 장기채를 사들이는 통화정책 운영방식)와 같은 추가 완화책을 시사할지 여부도 시장의 관심사다.

과거 금융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연준이 소방수로 나와 불안심리를 진정시켜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준이 조기 금리 인상 기대를 불식시키려 하면서도 추가 완화책을 내놓는 데는 인색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다본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 관전 포인트는 연준의 점도표 변화 여부”라며 “2022년 말로 인상 시기를 앞당긴 금융시장 전망에 맞춰 연준의 점도표가 수정될 가능성은 낮게 판단한다.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의 일시적 상승과 고용 부진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준이 추가 완화책에 소극적인 견해를 보이며 금리 상승세를 관망하는 듯한 태도를 보일 경우 최근 잠시 주춤했던 채권금리는 다시금 상승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물가 지표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금리가 다시 오르면 고평가 논란이 이는 일부 성장주를 중심으로 주가 조정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국내 증시 주도 주들은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실적 프리뷰나 수출 지표가 개선된 게 확인되면 바닥을 딛고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다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일명 '드림주'는 금리 상승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123RF]
[123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