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점검에도 시민들 “뭐가 달라졌는지 몰라”

쌀쌀해진 날씨에 사람들 실내에 더 몰려들어

‘매장 내 취식 어렵다’는 안내에도 지침 어겨

일요일이었던 지난 21일 오후 5시께 찾은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식품관. 줄을 선 손님들과 지나가는 시민이 한데 엉켜 있다. [신주희 기자]
일요일이었던 지난 21일 오후 5시께 찾은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식품관. 줄을 선 손님들과 지나가는 시민이 한데 엉켜 있다. [신주희 기자]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서울시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특별관리를 시작한 첫 주말,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봄비 소식과 쌀쌀해진 날씨 탓에 실내 다중이용시설로 시민의 발길이 더욱 쏠리면서 방역 강화 조치가 무색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21일 오후 5시께 찾은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입구에는 한 직원이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부탁드립니다’고 적힌 안내 피켓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불과 1m 앞 식품관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50여개 테이블이 놓인 푸드코트는 아직 저녁시간이 아닌데도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곳곳서 방역지침을 어기는 모습도 보였다. 7층 멤버십 고객을 상대로 음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운지에서는 직원들이 “(코로나19 탓에) 매장 내 취식이 어렵다”고 했지만 커피를 받아든 한 중년 고객은 곧바로 가구 매장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음식을 내놓고 팔고 있는 식료품 코너에서도 70대로 보이는 남성이 마스크를 소지하지 않은 채 돌아다녀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그러나 몰려오는 방문객 때문에 직원이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지난 주말에 이어 같은 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찾은 주부 김모(48) 씨는 “피켓을 들고 있는 것 말고는 뭐가 달라진 건지 모르겠다”며 “특별점검시설로 지정됐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 본다”고 했다. 이어 “날씨도 갑자기 쌀쌀해진 탓인지 오히려 지난주보다 손님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인원 제한 등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중이용시설 30곳에 대해 이달 말까지 특별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점검시설에는 ▷도소매시장·백화점·쇼핑몰 10개소(더현대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 등) ▷공원·유원시설 11개소(여의도한강공원, 롯데월드 등) ▷전통시장·밀집 상점가 9곳(광장시장, 이화여대3·5·7길 등)이 포함됐다.

쇼핑몰·백화점에서는 줄을 설 때 거리두기에 대한 수칙이 강조되고 휴게공간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서울시는 당부했다.

토요일이었던 지난 20일 오후 4시30분께 찾은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 5층. 서울시 다중이용시설 특별관리에도 쏠린 인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신주희 기자]
토요일이었던 지난 20일 오후 4시30분께 찾은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 5층. 서울시 다중이용시설 특별관리에도 쏠린 인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신주희 기자]

토요일이었던 지난 20일 오후 4시30분께 찾은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에도 방문객이 밀려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부터 더현대서울까지 연결된 무빙워크(자동길)에는 쇼핑백을 들고나오는 연인이나 가족들의 행렬이 줄줄이 이어졌다. 건물 안, 에스컬레이터 층마다 서 있던 직원들이 “세 칸씩 띄어 타주세요”라고 안내했지만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줄을 선 고객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어 사실상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5층 삼성전자 매장 앞은 통로가 좁은 데다 인파마저 몰리면서 지나다니기 힘겨울 정도였다. 20대 한 커플 역시 “이 정도면 거리두기가 안 지켜지는 것 아니냐”며 놀라는 모습도 포착됐다.

실내 다중이용시설과 달리 실외 특별점검시설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같은 날 오후 3시께 찾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3·5·7길은 손님은커녕 문을 연 상점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바람에 쓰러진 입간판만 길목에 나뒹굴 뿐이었다.

같은 날 캠퍼스를 찾은 이화여대 재학생 신모(25) 씨는 “학교 앞을 특별구역으로 선정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말에는 중국인 관광객도, 평일에는 학생도 없는데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이어 “캠퍼스에 꽃이 피어 주말에 사진을 찍으러 오긴 하겠지만 사람이 몰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