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조 넘어 2030년엔 시장 규모 25조
제약사들 자회사 설립 러시...매출 효자
소분 판매 허용 등 규제완화도 큰 효과
식품기업 등과 경쟁...차별화 전략 필요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에 더해 최근에는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까지 기승을 부리며 어느 때보다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이 큰 폭의 성장을 보이며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다만 진입 장벽이 낮아진 건기식 시장에 제약 기업뿐만 아니라 식품, 화장품 업계 등도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건기식 시장 연평균 6% 성장...80%가 건기식 구매 경험=최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4조9000억원으로 전년(4조6000억원) 대비 6.6%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시장 규모도 전년(4조4000억원) 대비 5.5% 성장하는 등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6%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올 해는 5조원을 넘어 2030년에는 시장이 25조원까지 커질거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건기식 구매경험률은 79%로 10가구 중 8가구가 건기식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렇게 건기식 구매가 늘어난 배경에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한 날이 이어지면서 면역력에 대한 걱정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운동부족으로 인해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에 홍삼, 프로바이오틱스 등 건기식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사들, 건기식 자회사 설립 ‘붐’...매출 효자 노릇=이에 제약 기업 중에는 건기식 사업을 사업분야의 한 부분으로만 두던 것에서 아예 건기식만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곳이 늘고 있다. 제약 기업이 설립한 주요 건기식 자회사로는 종근당건강, 녹십자웰빙, 제일헬스사이언스, 보령컨슈머헬스케어, JW생활건강, 유한건강생활, 휴온스내츄럴, 일동바이오사이언스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곳은 종근당 계열사인 종근당건강이다. ‘락토핏’이라는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인 종근당건강의 지난 해 매출은 4974억원으로 전년(3539억원) 대비 41%가 증가했다. 주요 건기식 자회사 중 네 자리 수 매출을 올린 곳은 종근당건강이 유일하다.
이어서 녹십자웰빙이 756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영양주사제 사업은 큰 진전이 없었던 반면 건기식 사업은 전년 대비 55%가 성장하며 2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약 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 제일헬스사이언스는 지난 해 17%가 성장하며 6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성장률 역시 대부분이 건기식 사업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제약 자회사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지난 해 61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지난 해 9월 건기식 브랜드 ‘BRing’을 출시함과 동시에 유산균 등 신제품을 연달아 내놓으며 건기식 시장에 더 집중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난 해 성장률로만 따지면 유한건강생활이 가장 큰 성과를 이뤄냈다. 식품과 화장품 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 유한건강생활은 지난 해 3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45억원) 대비 무려 616%라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프리미엄 건기식 브랜드로 론칭한 ‘뉴오리진’이 공격적인 홍보, 마케팅을 하며 인지도를 높이면서 건기식 사업도 크게 성장했다.
휴온스는 시니어 타깃의 자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외에도 건강기능식품 전문 자회사 휴온스내츄럴, 휴온스네이처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휴온스에서 선보인 여성 갱년기 유산균 ‘엘루비 메노락토 프로바이오틱스’는 단일 브랜드로 17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휴온스 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 밖에도 다른 건기식 자회사들이 전년 대비 4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제약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면역력과 건강에 대한 높아진 관심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고 있고 고령화라는 인구 구조적 변화 또한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웰에이징, 셀프메디케이션 트렌드는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소비 시장에서 보편적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건기식,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으로...화장품·식품 기업과 경쟁 불가피=한편 정부 정책도 건기식 시장에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전망이다. 지난 해 4월 정부는 개인별 생활습관·건강 상태·유전자 정보 등을 바탕으로 건기식을 추천하고 소분해 판매하는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이 서비스는 2년간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으로 운영된다.
이에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에 한 번 방문한 뒤 이후에는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녹십자웰빙, 필로시스헬스케어 등 17개 업체가 규제특례 대상사업자로 선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소분 판매 허용뿐만 아니라 개별인정형 원료 활성화, 의약품성분 원료범위 확대 등 건기식 규제 완화에 따라 건기식 시장은 더욱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건기식 시장의 매력이 커지면서 제약 기업뿐만 아니라 식품·화장품 업계에서도 건기식 사업 진출이 활발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해 건기식 온라인몰을 열고 건기식 판매에 들어갔다. 아모레는 화장품으로 쌓은 이미지를 통해 이너뷰티&웰니스 라이프라는 컨셉을 강조하고 있다.
또 다른 화장품 기업 클리오와 토니모리 등도 건기식 사업 자회사를 설립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건기식 사업을 시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식품회사 중에는 풀무원건강생활, 한국야쿠르트 등이 규제특례 대상기업에 선정되며 건기식 사업에 보다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건기식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면서 경쟁은 전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도 성장하고 있고 규제도 완화되다보니 건기식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기업들은 여기에 뛰어드는 모습”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다른 기업과 차별성을 가진 제품 및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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