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ㆍ이지웅 기자] 남북 갈등, 보수단체와 지역주민 간 마찰을 빚어 온 대북 전단 날리기 행사가 당분간 중단 될 전망이다. 다만 경찰의 법집행이 아닌 북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전단 날리기를 가로막는 형국이다.
5일 기상청 관계자는 “기상학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겨울철에 주로 북풍, 북서풍이 불기 때문에 북쪽으로 전단을 날리기는 무척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부터 대략 2월말까지 겨울철에는 북쪽의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해 북풍, 북서풍으로 불어온다.
기상청 관계자는 “물론 겨울철엔 ‘삼한사온’으로 3일 동안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으로 찬 북서풍, 북풍이 몰려오고 4일 동안 시베리아 고기압이 세력을 잃어 상대적으로 따뜻한 현상을 보이는데 그럼에도 겨울철의 탁월풍(주로 많이 부는 바람)은 북서풍, 북풍”이라고 설명했다. 겨울 내내 북서풍, 북풍이 부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전단을 북쪽 방향으로 날려보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1년 당시 한나라당 소속 신지호 의원은 북풍이 멈추길 기다렸다가 2월에야 대북전단을 날려보낼 수 있었다.
북풍 때문에 당초 1월 8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에 맞춰 보내려던 대북 전단 살포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도 삼한사온 없이 영하 10도대 차가운 날씨가 이어지며 북풍만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북전단을 살포해 온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전단 보내기 행사 일정을 보면 대체로 겨울철(11~2월)은 한 건도 없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겨울철은 바람 때문에 확실히 전단 날리기에 불리한 계절”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아예 안 하는 건 아니다. 풍향을 보고 할 수 있는 날은 전단을 날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제 본격적으로 다시 날리려면 3월 중순은 지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여전히 전단 살포를 근본적으로 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풍선 날리기를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서울 광화문 도심에서의 풍선 날리기는 저지하고 있어 이중잣대 논란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도심에서 대형 풍선을 날릴 경우 이것이 떨어질 때 차 유리에 부딪혀 교통사고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의 도발 위협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때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도 암시했다. 그는 “포문 개방 등 북한의 도발 위협이 구체적 위험으로 드러날 때 경찰직무집행법 2조와 5조에 근거해 풍선 날리기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동안 대북 전단 때문에 바람 잘 날 없었는데 바람 덕분에 경찰도 겨우 한 숨 놓을 수 있게 됐다”고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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