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서울고등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서울고등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별사면론과 관련해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하지만 대통령이 결코 마음대로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며 “충분히 국민의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금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고 우리도 반도체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형평성, 과거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언급과 관련해 애초 “(사면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청와대 측의 기존 입장에서 기류가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청와대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마찬가지 대답”이라고 답했다.

청와대는 또한 지난달 27일 경제5단체가 이 부회장의 사면을 공식 건의한 데 대해서도 “현재까지는 검토한 바 없으며, 현재로서는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 우려, 치열한 반도체 경쟁 등을 고려할 때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검토해야 한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여권에서는 이원욱 의원이 처음으로 ‘이재용 사면론’을 공개 제기한 바 있다.

정치권과 경제계를 비롯해 종교계까지 합세해 이 부회장의 사면 요구가 잇따르면서 이날 문 대통령과 청와대도 기존 입장에 다소 변화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지난 6일 인사청문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미래 먹거리, 반도체 문제, 글로벌 밸류체인 내에서 경쟁력 있는 삼성그룹에 대한 어떤 형태로든지 무언가 배려 조치가 있어야 되지 않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걸 알고 있다”며 “그분들이 갖고 있는 상황·인식 등 그런 문제를 잘 정리해서 대통령께 전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3일 국내 7대 종교지도자 모임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가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하기도 했다.

경제5단체도 이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해 “반도체산업이 위기와 도전적 상황에 직면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산업의 주도권을 위해 나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