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동지역 영향력 강화 위해 UAE 군사기지 추진

미 ‘F-35B 스텔스 전투기’가 영국 포츠머스 해군기지에서 22일(현지시간) 일반에 공개됐다. [로이터]
미 ‘F-35B 스텔스 전투기’가 영국 포츠머스 해군기지에서 22일(현지시간) 일반에 공개됐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의 중동 지역 주요 동맹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최근 중국과 밀착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과 UAE 간 수백만달러 규모의 ‘F-35 전투기’ 등 무기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화물기 2대가 최근 UAE 공항에 착륙해 군수물자 등을 담은 상자들을 내리는 장면이 미 정보기관에 포착됐다.

미국에 공개적으로 '소신 발언'을 주저하지 않는 중국의 도전적 태도에 미국은 향후 세계 전략의 무게중심을 '중국 견제'에 올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우방으로 여긴 UAE가 외교안보적으로 민감한 이슈인 중국산 무기를 구매한 정황이 포착되자 미 당국 관리들은 상당히 놀랐고 UAE로부터 큰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임기 말 UAE에 F-35 전투기 50대, 리퍼 무인기 18대 등 230억달러(약 25조7800억원) 규모의 미국산 무기 판매계획을 승인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정부의 무기 수출정책을 계승, 지난달 UAE에도 이런 무기 수출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하지만 UAE가 친중 행보를 보임에 따라 미 관리들은 UAE에 대한 무기 수출계약 자체를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은 해외 전역으로 군사기지를 확대하고 있고, UAE를 중국 군사기지의 중동 거점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보 당국은 이에 따라 중국의 중동 내 움직임과 UAE의 행보를 예의주시해왔다.

미 국방부는 '중국의 군사 열망'을 주제로 지난해 펴낸 보고서에서 UAE에 대해 "중국이 해외 군사 물류시설 건설을 이미 검토하고 계획 중이며, 시설 건립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 중 한 곳"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미 국방 관리도 중국이 UAE에 해군기지 건설을 희망하고 있음을 파악한 상황이었고, 미 정보기관 보고서도 중국이 UAE에 수백명의 군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던 상황이다.

미국 내 일각에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바이든 정부는 UAE 대상 무기 판매계획은 예정대로 추진하되, 양국 간 세부적인 계약 조건은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UAE는 미국 무기를 수입한 뒤 각종 결정은 스스로 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UAE에 요구조건을 강화하고 있다.

미 정부 관계자는 "UAE 측은 해외에서 군사장비를 수입했으면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언제 사용할지는 그들에게 달린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UAE에 3가지 요구를 하며 친중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의 3가지 요구는 중동 지역 내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적 우위가 유지되도록 하고, 중국 등 제3의 국가가 F-35와 무인기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며, 예멘과 리비아에서는 무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미 정부 관계자는 '만약 UAE가 중국에 군사기지 건설을 허용한다면 미국과의 무기계약은 없던 일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부 근동 지역 담당 차관보를 지낸 데이비드 솅커는 "미국 무기의 크라운주얼(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F-35 전투기 수출은 UAE가 미국과 맺은 일부일처체 관계를 어느 정도 암시하는 것"이라며 무기 수출을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