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의석 확보로 연정 성사 임박

네타냐후 “기회주의적 정부 안돼”

12년간 자리를 지켜온 이스라엘의 역대 최장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가 실각 위기에 처했다. 거듭된 연립정부 구성 실패로 인한 이스라엘의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중도 정당 중심의 ‘반(反) 네타냐후 블록’이 연정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하면서다.

극우 정당인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는 30일(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중도 성향 정당인 예시 아티드가 이끄는 반네타냐후 블록과의 연정 구성 작업에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이 지난 2년 반 동안 선거를 거듭하는 가운데 지도부는 증오와 분열만 부추겼다”면서 “(예시 아티드 대표인) 야이르 라피드와 함께 통합 정부 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함으로써 이스라엘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는 것이 나의 의도”라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은 거듭된 연정 구성 실패로 지난 2년간 4차례나 총선을 치렀다. 지난해 3월 총선 후 가까스로 집권 리쿠드당 중도 청백당 간의 연정이 구성됐으나 양당의 거듭된 갈등 속에 결국 7개월만에 파행을 맞았다. 이후 지난 3월 말 총선 이후 다시 연정 구성 권한을 쥔 네타냐후 총리가 또 시한 내에 연립내각 구성에 실패했고, 이달 초 그 권한을 넘겨받은 라피드 대표는 ‘네타냐후 장기 집권 종식’을 내걸고 거국 연정 구성에 나섰다.

7개의 의석을 가진 야미나의 연정 합류가 성사되면 반네타냐후 블록은 전체 의석(120석)의 과반인 64석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반네타냐후 블록에는 예시 아티드 이외에 중도 성향의 청백당(8석), 중도 우파 성향의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좌파 성향의 노동당(7석), 우파 성향의 뉴 호프(6석), 아랍계 정당연합 조인트 리스트(6석),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메레츠(6석)가 참여하고 있다. 극우에서부터 중도, 좌파까지 아우르는 소위 ‘무지개 연정’이 꾸려지는 셈이다.

정권 교체 후 전반기 총리직은 앞서 진행된 협상에서 이뤄진 라피드 대표의 제안에 따라 베네트 대표가 맡고, 후반기에는 서로 자리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베네트 대표의 연설 이후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 연정 구성 기한 막바지에 자신이 ‘우선 총리직’까지 제안하며 손을 내밀었던 베네트 대표가 등을 돌린 것에 대해 ‘세기의 사기’라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연설에서 “(거국 연정은) 통합도 아니고, 치유도 아니고 민주주의도 아니다”면서 “사기의 정부, 기회주의적인 정부가 들어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손미정 기자